김정일 “핵물질 생산-핵실험 잠정중단 용의”

언제? 어떻게? 알맹이는 없었다메드베데프와 정상회담… 조건없는 6자 재개 합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4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 회담 과정에서 핵물질의 생산과 핵실험을 잠정 중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대통령대변인이 전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일단 긍정적이지만 중단 시점이 불분명하고 실제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러시아 측이 비핵화 조치의 이행을 촉구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올해 3월 북한에 △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 △핵무기 생산과 실험 중단 △탄도미사일 발사 중단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사 △6자회담에서 UEP 안건 포함 △IAEA 조사단의 영변 핵시설 복귀를 요구했다.

김기현 기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북한을 거쳐 남한으로 이어지는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를 검토하기 위한 3자(남-북-러) 특별위원회 발족에 합의했다”며 “북한이 천연가스 수송관 사업을 지지함으로써 수송관 건설에 합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허심탄회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했다. 긍정적인 느낌으로 충만한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동부 시베리아의 부랴트 자치공화국 수도 울란우데 외곽의 군사기지에서 회담했다.

울란우데=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