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신부님들 나서는데… 지금이 중세시대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7일 03시 00분


孫 “해군기지 원래 취지대로”… 鄭 “연행주민 즉각 석방해야”
손학규-정동영 또 온도차

주요 현안마다 대립각을 세워온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이 제주 강정마을 반대 시위를 벌인 주민을 경찰이 연행한 문제를 놓고도 ‘온도차’를 나타냈다.

26일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손 대표는 “제주 강정마을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원래 예산 확정 당시의 취지는 민항 위주의 민군복합형 기항지였음을 확인하고 원래 취지에 따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더욱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강정마을 주민의 즉각 석방을 야당의 이름으로 촉구한다”며 “국회를 무시하는 해군과 국방당국의 맹성(猛省)을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그동안 한진중공업 문제, 대북정책 등을 두고 ‘온건 대 강경’으로 갈라졌던 두 사람은 제주 해군기지 문제에서도 비슷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손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지난달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공권력 투입을 자제하고 주민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정도다.

반면 정 최고위원은 이달 6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해군기지 백지화 촉구 평화대회’에 참여해 주민들에게 “사과드린다. 해군기지는 우리가 정권을 잡고 있을 때 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유선진당 박선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5역회의에서 제주 해군기지 문제에 천주교인권위원회가 관여하는 것을 언급하며 “지금이 중세시대인지 정말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장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신음하고 있는 ‘통영의 딸’을 구하는 데 신부님들이 앞장서 주시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비판했다. 또 주민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7시간 포위됐던 것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공권력은 죽었다”고 지적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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