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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발언’ 강용석 제명안 부결…‘동료감싸기’ 비난 봇물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5-05-22 08:08
2015년 5월 22일 08시 08분
입력
2011-08-31 17:22
2011년 8월 31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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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동료 감싸기', `제식구 봐주기'국회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국회는 31일 본회의를 비공개 회의로 전환해 여대생 성희롱 발언 파문을 일으킨무소속 강용석 의원 제명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쳤지만 재적의원 3분의 2(198명)에 훨씬 미달하는 111명만이 찬성해 부결됐다.
국회는 `제명'이 무산되자 9월1일부터 30일까지 강 의원의 국회 출석을 정지하는 안건을 급히 상정했고, 표결 끝에 이를 처리했다.
헌정 사상 국회의원 `제명'이 이뤄진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신민당 총재 시절인 1979년 정치 탄압에 의해 의원직을 박탈당한 게 유일하다. 강 의원은 윤리 문제로 제명안 표결이 이뤄진 첫 사례다.
제명안 부결은 사건이 터진 이후 여야가 늑장심사로 일관하다 여론의 압력에 못 이겨 제명안을 본회의에 올리기로 결정한 과정을 볼 때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이던 지난해 7월 한 대학생토론회 식사자리에서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를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윤리특위에 징계안이 회부됐다.
같은 해 9월 한나라당에서 강 의원을 출당 조치한 데 이어 10월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구성키로 여야가 합의했지만 제명 의견이 나온 것은 올해 4월이었다. 윤리특위는 5월30일 제명안을 처리했다.
이날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 앉아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려 했지만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면서 방청석을 나와야 했다.
한나라당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표결 전 발언대로 나와 `너희 가운데 죄 없는자,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한 뒤 "여러분은 강 의원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저는 그럴 수 없다"라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국회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은 강 의원이 제명될 것으로 믿었지만 오늘 결정은 국회의 인권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권이 곽노현 교육감을 부정부패의 전형이라고 비판하면서 정작 본인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시대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시대적 분위기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가 동료의원 감싸기 비난을 받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본회의에 보고된 19건의 체포동의안 중 폐기되거나 철회되지 않고 표결에 부쳐진 9건 중 8건이 부결됐다.
여야는 제명안 부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연출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결국 제 식구 감싸기로 면죄부를 준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끝내 한나라당은 사회 지도층에 만연한 성희롱과 여성 비하, 차별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요구하는 국민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종걸 의원은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은 간판을 `성(性)나라당'으로 바꿔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강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관계임을 감안할 때 한나라당은 `대통령 사돈 지키기' 차원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국회가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고 맹비난했고,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도 "국회는 성희롱 방조자가 됐다"고 석고대죄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원내 핵심당직자는 "표결 수를 보면 한나라당 때문에 부결됐다고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며 "당 소속을 떠나 의원들이 결정한 일을 놓고 한나라당을 몰아붙이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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