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교수 측에 2억 전달 강경선 교수, “석방 축하자리에 郭교육감도 참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일 03시 00분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나한테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돈을 전달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어요. 일이 시끄러워지니까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죠. 나는 문제를 해결한 사람으로서 당당합니다. 돈을 건넨 것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의 동생을 통해 박 교수에게 2억 원을 건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지난달 31일 석방된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법학)는 1일 동아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당당한 표정이었다. 그는 “31일 석방 직후 서울 서초동의 한 음식점에서 곽 교육감, 학교 동료 등과 석방 축하 자리를 가졌다”고 했다.

강 교수는 “(박 교수에게 준) 2억 원은 단일화 대가가 아니기 때문에 실정법 위반이 아니다. 가급적 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헌법정신에 부합하도록 했다”며 “이 돈으로 박 교수를 살렸고, (지금은) 다 잘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이 사건이) 대법원까지 가서 (재판에서) 질 수 있다는 걸 모르면 바보지만 그래도 정직과 진실로 맞서겠다”며 “소송에서 져도 곽 교육감을 원망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그는 “박 교수가 두 번의 교육감 선거에서 낙선과 후보 사퇴로 상당한 빚을 져 ‘카드 돌려막기’를 하다 자살까지 생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곽 교육감도 이 일로 업무에 발목이 잡혀 있어 내가 나서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강 교수는 “박 교수는 물론이고 박 교수 캠프 측에서 곽 교육감 취임 이후 교육청으로 찾아와 자리 및 금전 문제 등에 대해 ‘행패’에 가까운 이야기를 했다”며 “박 교수가 교육청에서 (직원들에게) 하대(下待)까지 당하는 상황이 돼 상실감 회복 차원에서 무보수 자문위원 자리와 2억 원을 준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선거비용을 보전해 주기로 선거 전에) 합의했다고 믿고 싶고 그럴 소지도 있었지만 제 견지에서는 협상은 없었다”며 “(박 교수가) 자기 편의대로 말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강 교수는 이어 “일단 문제가 되면 오해가 난무할 수 있어 (곽 교육감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가 전달했다”며 “곽 교육감은 사퇴할 필요가 없다. 기본적으로 떳떳하다”고 강조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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