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오늘 방북… 통일장관 교체 맞물려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3일 03시 00분


묘향산서 불교도 합동법회
5·24제재후 첫 종교단체방북… 타분야 교류로 확대 가능성

정부가 지난해 5·24조치 이후 처음으로 사회문화교류 차원의 방북을 허용했다. 최근 개각에서 강성인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교체가 발표된 직후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통일부는 2일 “대한불교조계종 관계자 37명이 3일부터 7일까지 평안북도 묘향산의 보현사에서 ‘팔만대장경 판각 1000년 기념 고불(古佛) 법회’를 개최하기 위해 방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계종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5일 오전 11시 북한 묘향산 보현사에서 북측 조선불교도련맹(위원장 심상진)과 함께 초조대장경 1000년을 기념하는 ‘조국통일 기원 남북 북남 불교도 합동법회’를 개최한다”고 확인했다.

이 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총무부장 영담 스님, 사회부장 혜경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소속 스님 20여 명과 조계종 신도회 관계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인 인명진 목사 등 모두 30여 명이 참석한다. 방북단은 3일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가며 합동법회 개최 후 평양 인근의 광법사, 법운암, 묘향산 하비로암 등 북한 사찰을 방문한 뒤 중국 선양(瀋陽)을 거쳐 7일 돌아온다.

정부는 지금까지 대북 인도적 지원 목적 이외의 방북은 엄격히 통제해 왔다.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완전히 끊겼던 인적 교류가 재개된 것은 정부가 올해 3월 말 영유아 및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식량지원을 다시 허용한 뒤부터다. 그것도 지원 식량의 분배 모니터링 등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방북 승인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조계종의 방북이 순수한 종교적 목적이라는 점, 올해가 민족유산인 고려대장경 판각 1000년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종교계 및 사회문화 단체들은 이를 계기로 다른 남북 간 교류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 유연성을 낼 부분이 있는지 궁리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인적교류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달 현인택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 확대 및 방북 허용을 건의했던 7대 종단의 대표들도 구체적인 방북 계획을 짜고 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지난달 말 방북을 추진했으나 일정이 조율되지 않아 늦춰졌다”며 “이달 하순 예정으로 종단 대표들의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석을 앞두고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추석 이전에 남북관계에 특별한 일이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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