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安-朴 단일화’ 보선 판도 파괴력에 촉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6일 18시 34분


안철수 지지, 박원순으로 다 가지 않을 것"
고위관계자 "안철수에 총리 제안한 적 없어"

청와대는 6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10·26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포기하고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키로 한 데 대해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다.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가 결정도 안 된 상황에서 일부 예비 후보군의 정치적 합종연횡에 대해 청와대가 직접 나서 의견을 밝히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압도적 지지율을 보인 안 원장이 출마 포기를 통해 박 변호사와 단일화를 이룬 결과가 향후 서울시장 보선 판도에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미칠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참모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안 원장에 대한 호감도나 인기가 박 변호사에게 고스란히 옮겨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쪽으로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철수 원장과 박원순 변호사는 정치적으로 전혀 별개의 인물"이라며 "안철수 개인에 대한 호감으로 좌우와 중도가 동시에 잠시 지지를 보낸 것인데 박 변호사의 케이스는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는 안 원장의 `정치적 커밍아웃'에 이어 야권 후보가 박 변호사로 굳어지는 상황에 주목하면서 "이전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한 핵심참모는 "싸우는 상대의 정체가 분명해지고 구도가 확실해진 만큼 오히려 해볼만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집권 후반기에 맞은 여야 1대1 선거 구도는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분석 속에 여권이 향후 선거 이슈와 관련한 구도를 어떻게 만들지에 승패가 달렸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서울시장 보선 전망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적지않은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지금까지 후보군에 포함하는 데 부정적이었던 김황식 국무총리,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이 원한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기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안 원장의 서울시장 중도 포기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의심도 거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안 원장이 현재 맡고 있는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 신분 등은 그대로 두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한 참모는 "안 원장이 야권 성향이라는 게 확인되긴 했지만 국민 통합과 외연 확장이란 차원에서도 안 원장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은 정치"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안 원장이 현 정부에서 국무총리직을 제의받았다는 언급을 한 데 대해 "그런 제의를 한 적이 없다"고 단호히 부인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안 원장에 대한 기본 검증은 해봤을지 모르겠지만 총리 제안까지는 하지 않았다"면서 "아마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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