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신드롬’이 계속 정치권을 뒤흔들자 여권 곳곳에서 나오는 푸념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당의 우려를 무시한 채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강행하고 시장직까지 던져 결과적으로 ‘안철수 바람’을 야기한 데 대해 당혹감을 넘어 분노마저 드러내고 있다. 오 전 시장은 복지 포퓰리즘을 막겠다는 ‘보수의 전사’에서 하루아침에 ‘보수의 왕따’로 전락한 셈이다.
서울의 친이(친이명박)계 의원은 “의도야 없었겠지만 오 전 시장이 안철수라는 ‘괴물’을 만들어낸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 오 전 시장이 주장했던 복지 포퓰리즘과의 전쟁을 기억하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의 주민투표를 비판했지만 그와 막역한 사이였던 남경필 최고위원은 “솔직히 목소리를 듣는 게 내키지 않아 요즘은 전화를 하지 않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안 원장의 등장으로 ‘박근혜 대세론’마저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자 오 전 시장에 대한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감정은 더욱 좋지 않다. 한 의원은 “한 개인의 정치적 목적으로 대선판까지 흔들리게 됐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도 최근 지인들에게 “상황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당황스러워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키워 ‘안철수 현상’을 만든 사람들이 반성하지는 않고 도리어 오 전 시장에게만 돌을 던진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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