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합의 여파로 7일 민주당 내에서는 불출마 선언이 잇따랐다.
출마를 검토해온 김한길 전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서울시장 경선에 나서기보다 정권교체에 필요한 당의 변화와 혁신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며 불출마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안철수 현상’은 기성 정치권, 특히 민주당을 수권세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국민의 경고”라며 “지도부는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의원도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힘을 보태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처럼 당 바깥 인사들의 움직임에 민주당이 빨려들어가면서 ‘민주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당 지도부는 이날도 서울시장 후보 경선 방식을 놓고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정동영 천정배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당 공천심사위가 발표한 경선방식(당원선거인단 투표와 유권자 전화면접 여론조사를 50%씩 반영)을 극력 반대했다.
정 최고위원은 “‘무늬만 경선’을 치르느니 안 하는 게 낫다”고 했고 일찌감치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천 최고위원은 “당을 무너뜨리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 최고위원은 그동안 일반 유권자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선거인단을 꾸린 뒤 모바일투표 등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자고 요구해왔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정 최고위원의 조직 지원을 받아 동원 경선을 하려 한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손학규 대표는 “안 원장과 박 변호사의 단일화로 야권통합후보 선출에 동력이 붙었다”며 “민주당은 승리를 위해 몸도, 마음도 활짝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4·27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무공천했던 것처럼 ‘통 큰 양보’를 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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