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민주당 경선 참여안해… 野 통합경선 바람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8일 03시 00분


“安 조건없는 양보에 깜짝… 중요한 정치적 역할 해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든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7일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의 모친 이소선 여사의 노제(路祭)에 참석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 선언을 계기로 야권 단일후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판단했는지 진보 시민사회 진영의 대표주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방점을 둔 듯한 행보였다. 전날 안 원장과의 공동 기자회견 때와는 달리 수염을 깎은 말끔한 모습이었다.

박 변호사는 노제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추석이 지나고 정식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내용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안 원장의 ‘양보’에 대해서는 “사람은 버림으로써 더 많은 걸 얻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박 변호사는 오후 7시 반 서울 대학로 한 맥줏집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 등 250여 명이 마련한 일일호프 ‘원순 씨와 함께 꿈꾸는 서울’에 참석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행사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된다”고 통보해 취소되자 같은 시각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참여연대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했다. 박 변호사는 인사말에서 “참여연대는 밤이고 낮이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고민했던 곳”이라며 “이제 지지의 대상이 아니라 참여연대가 추구해온 감시의 대상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4년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했고 1995∼2002년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지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입당이나 민주당의 경선 참여 여부와 관련해 “나는 정치 신인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야권통합후보 선출 방식에 대해서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다른 야당, 시민사회가 함께, 한 번에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원샷 경선’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앞서 그는 이날 오전 MBC, CBS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안 원장에 대해 “몇 마디만 물어본 다음 갑자기 ‘양보하겠다’고 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양보한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이해타산을 저울질하는 분이었다면 결심이 어려웠다고 본다”고 일축한 뒤 “안 원장이 정말 중요한 역할, 특히 정치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대선에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자질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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