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 “대북 원칙론 지키되 방법론적 유연성 발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4일 12시 03분


인도적 지원ㆍ이산가족으로 대화 나설듯

류우익 통일부장관 내정자는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남북관계에서의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방법론적 유연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대북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차원에서 비정치적인 분야에서의 대화 시도 등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류 내정자는 모두 발언에서 "북한의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그래야 남북 간에 진정한 상호 신뢰가 구축될 수 있고, 정상적인 관계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말했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했지만, 근본적인 남북관계 변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책임 있는 행동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장관 한 사람이 바뀌었다고 대북정책을 하루아침에 획기적으로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실질적인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 방법론적 유연성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방법론적 유연성'은 비정치적인 분야에서의 대화 노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류 내정자는 "남북관계가 미뤄둘 수 없는 중요한 국가적 사안"이라면서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경색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어떤 필요한 조치가 있는지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5·24조치에 따라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해서만 실시하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언급이다.

그는 또 "원칙과 기조 위에서 정부가 유연성 발휘할 수 있는 부분에서 대화가 트이고 그 대화 위에서 매듭을 풀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남북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서도 "우선으로 추진할 생각"이라며 이산가족 상봉을 매개로 북측과 대화를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우리 정부가 북측에 먼저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류 내정자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와 책임 있는 행동이 있어야 추진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 부분(사과·책임 있는 행동)이 사전에 이뤄지거나 협상 과정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추진에서 북측이 사전에 사과나 책임 있는 조치를 하지 않아도 협상 과정에서 납득할만한 성의를 보이면 정상회담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금강산관광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북측과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화와 병행해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법적, 외교적 조치를 할 것"이라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신변 안전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으면 관광 재개가 어렵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다"며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과 관련해 북측의 분명한 태도 변화를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그는 자신을 비둘기파 또는 실용주의라는 일각의 평가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정책수행 과정에서 때로는 단호하게 대처할 때도 있고, 때로는 부드럽게 대처해야 할 때가 있다"고 했다. 이 역시 대북 기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디지털뉴스팀

▲동영상=류우익, “대북정책 유연성, 사과없으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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