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한국대사관 인근에 로켓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50m 떨어진 도로 위에 포탄 3,4발 떨어져사상자는 없어… 美대사관-나토본부 피습

13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본부와 미국대사관에 대한 탈레반 세력의 공격 때 주아프간 한국대사관 인근에도 휴대용로켓추진총유탄(RPG) 여러 발이 떨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포탄이 대사관 상공을 지나 불과 50m 떨어진 곳에 떨어져 사상자를 냄에 따라 한국대사관이 테러 공격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음을 보여줬다.

14일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13일 오후 1시 반(현지 시간)부터 나토군 본부와 미국대사관에 대한 공격이 시작됐다. 공격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미국대사관을 향해 쏜 로켓포 3, 4발이 미국대사관과 한국대사관을 지나 한국대사관에서 불과 50m 떨어진 도로의 차량에 떨어졌다. 이 공격으로 한국대사관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는 않았으나 포탄을 맞은 차량의 탑승자들은 전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의 공격은 14일 오전 9시경까지 약 20시간이나 계속돼 한국대사관 직원들도 줄곧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주아프간 미국대사관에서 한국대사관은 200∼300m 떨어져 있다. 한 소식통은 “로켓포의 최대 사거리는 2.5km로, 한국대사관 인근에 떨어진 포탄은 2.3km 떨어진 곳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대사관을 향해 쏜 포탄이 미국대사관은 물론이고 한국대사관 상공을 지나 떨어짐에 따라 한국대사관도 테러 공격의 사거리 안에 들어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한국대사관은 공격당하기 전날인 12일 추석을 맞아 교민들을 초청해 식사를 같이했다.

다른 소식통은 “아프간 파르완 주 차리카르 시에 있는 한국 지방재건팀(PRT) 기지보다 카불의 한국대사관이 오히려 테러 공격의 위험에 더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대사관이 있는 지역에는 각국 대사관이 밀집해 있다. 그동안에도 자살폭탄 테러가 한국대사관 반경 300∼400m 안에서 일어날 때도 있었고, 이로 인해 대사관의 유리창이 흔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프간 경찰은 14일 이번 공격에 가담한 탈레반 조직원 전원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9·11테러 10주기 이틀 뒤에 발생한 이번 공격은 2001년 아프간전쟁이 시작된 이후 카불에서 벌어진 테러 공격 가운데 가장 긴 시간 동안 지속돼 아프간 정부의 치안유지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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