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가 15일 부산저축은행그룹의 핵심 로비스트 박태규 씨(71)에게서 거액의 금품 로비를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김두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사진)을 다음 주 초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박 씨에게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퇴출을 막아 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차례에 걸쳐 모두 1억 원 안팎의 현금과 상품권 등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이날 김 수석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검찰은 또 박 씨와 김 수석이 지난해 4∼8월 수십 차례 통화를 하고 함께 골프를 치는 등 자주 접촉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 씨가 김 수석과 골프를 치기 직전 수백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상품권의 사용 명세를 추적하고 있다.
김 수석은 조사 상황에 따라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김 수석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이번 사건이 현 정부의 ‘임기 말 게이트의 서곡’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 수사에 연루돼 이미 재판에 넘겨진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50·구속 기소)과 김해수 전 대통령정무1비서관(53·불구속 기소)도 이 대통령의 측근이어서 현 정부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저녁 춘추관을 찾아 “김 수석이 소환 계획을 통보받았고 청와대 고위 참모들과 상의한 뒤 사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김 수석의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수석은 사퇴에 앞서 심경을 담은 글을 통해 “부산저축은행 건과 관련해 어떤 로비를 한 적도, 금품을 받은 적도 결코 없다.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가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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