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8일 북한은 노동당 대표자회를 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사진)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앉혔다. 그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이 인사는 북한이 김정은의 후계자 지명과 3대 세습을 대내외에 공식화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1년. 북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김정은이 ‘제2인자’로 별 탈 없이 안착하는 과정에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정운영 경험이 전혀 없는 27세 후계자의 등극으로 권력구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는 달리 무리 없이 3대 세습이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북한의 각종 매체를 통해 드러나는 김정은의 위상 변화는 이를 가늠하게 해준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수행단에서 서열 5, 6번째로 오르내리던 그의 이름은 이제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김 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로 거론되고 있다. 조선중앙TV 등에는 김기남 최태복 비서 같은 원로 인사들이 깊이 허리를 숙여 김정은에게 인사하는 모습도 보인다.
우상화 작업도 속도를 내는 추세다. 원산농업대를 포함해 그가 현지지도를 나간 곳에는 이를 기념하는 표지비나 현판이 세워지는가 하면 아파트나 기차역에 김정은을 의미하는 ‘대장복’이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붙은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권력의 절반 이상은 이제 그에게 넘어간 것 같다”며 “이미 인사 문제에도 개입해 사실상 당 조직비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은 “김정은이 ‘제왕학’ 수업을 착실히 밟고 있다”며 “아버지의 후광 덕분에 그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능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데다 김 위원장의 건강 등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평가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어린애가 뭘 알겠느냐”는 불신과 냉소도 퍼져 있다고 한다.
‘金, 향수에 관심’ 보도에 中누리꾼 “인민은 굶는데…”
한편 중국 런민일보의 자매지인 환추(環球)시보는 18일 김정은이 최근 대동강 과일종합가공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향수 한 병을 골라 왼손 손등에 뿌린 뒤 향을 음미하는 동작을 자세히 소개하며 “동작이 전문가급이었고 얼굴 표정은 뭔가에 도취된 듯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중국 누리꾼들은 “북한에서 누가 향수를 쓰겠느냐” “인민들이 기아에 허덕이는데 참 뻔뻔한 뚱보다. 향수 판별에 전문가급이라니…”라고 지적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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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9 09:50:29
2인자면 뭐하나 지금세상 대명천지에 독재자가 오래가는것 봤나 독재자의 장수도 옛이야기다 지 할비나 애비같이 천수를 누리도록 해먹지은 못할것이다 민심이 허락지 않을것이니까
2011-09-19 06:40:42
이런 똥돼지같은 놈을 제2인자로 추대하는건 북괴의 세습이라 어쩔수없지만 남한의 돈명숙,한상렬 비롯한 친북또라이 ,전교조,민노당 이런 떨거지들이 심각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