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천만원씩 접대받는 ‘황제’ 공무원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9일 14시 28분


지식경제부 산하 출연연구기관들이 지경부 공무원들을 접대하기 위해 매년 법인카드로 수천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이들 기관이 2년6개월 동안 사용한 총 접대비는 10억원에 가까웠다.

19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재균 의원(민주당·광주 북구 을)이 지식경제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경부 산하 14개 출연연구기관과 4대 평가기관이 2년6개월 동안 과천 일대에서 쓴 접대비 총액은 9억6000만원으로 조사됐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지경부 산하 출연연구기관들의 '2009~2011년 6월말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관들은 2년6개월 동안 과천(7억3700만원), 안양(1억8600만원), 의왕(4000만원) 등 공무원들이 주로 식사하는 지역에서 식대 등의 명목으로 접대비 9억6000만을 지출했다

이 중 지경부로부터 가장 많은 939건(2500억원)의 정부 R&D(연구개발)과제를 수탁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접대비 역시 가장 많은 1억1500만원을 과천에서 사용했다.

같은 기간 577건(1472억원)의 지경부 과제를 수탁하며 얼마 전 룸살롱 업무보고로 논란이 일었던 한국기계연구원은 4500만원의 접대비를 지출했다.

이처럼 14개 출연연구기관이 2009년~2011년 6월까지 지경부로부터 수탁한 과제는 4000건 이상이며 총액은 2조원을 상회한다. 이 중 일부는 지경부 공무원들에 대한 접대를 통해 성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경부로부터 매년 R&D과제를 수탁 받아야 하는 출연 연구기관 뿐만 아니라 기관의 인건비 등 경상적 경비 대부분을 지경부에 의존하는 평가기관들도 '을'의 입장이긴 마찬가지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4대 평가기관들은 같은 기간 3억8000만원에 달하는 접대비를 지출했다.

김재균 의원은 "지경부가 마련한 행동지침은 오히려 과거보다 약한 것이어서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를 근절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협력업체의 요청에 따라 식사하더라도 자기가 계산하는 삼성, CJ 등 대기업들과 같이 아예 자기 돈 내고 밥을 먹도록 행동지침을 강력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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