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시절 버시바우 당시 주한 美대사와 만난 자리서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日총리, 국내 정치적 이익 위해 민족주의 고양"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인 2006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권좌에 있는 한 북한은 전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을 통해 드러났다.
2006년 3월 8일 자 주한 미 대사관 전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서울시장 집무실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국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문은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 치하에서 북한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conviction)'을 표명하면서 북한의 정권교체가 임박한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 정권이 외부 지원 없이 생존할 수 없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전문에 묘사됐다.
또 노무현 정부가 대북정책을 선거에 이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해 6월로 일정이 잡혔다가 나중에 취소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때 김 전 대통령이 (북한의 통일방안인) '낮은 단계의 연방제' 문제를 거론하고,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협상개시를 앞두고 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언급, 정부가 현존하는 반미감정을 부추기는 구실로 사용하고, 한미 FTA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이용할 것이므로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당시 청와대 인사 일부가 이념적으로 미국에 반대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문에 소개됐다.
또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긴장됐던 당시 한일관계에 대해 "일본은 한국의 외교정책에서 미국 다음으로 중요하다"며 "노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긴장된 관계에도 두 나라가 광범위한 문화교류를 포함, 매우 활발한 인적교류를 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국내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각자 자국에서 민족주의를 고양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문은 기록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당시 정부가 추진한 '부(富)의 재분배' 시도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과도한 부의 집중에 따른 문제를 다루려 하면서 정부가 추를 반대쪽으로 너무 멀리 옮겼다"고 말한 것으로 전문에 나타났다.
아울러 가난을 극복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돈을 버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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