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先독자노선 後입당’ 가능성 열어두기…
이석연, 개인적 인연 소개하며 朴心잡기 나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도전 의사를 밝힌 진보진영의 박원순 변호사와 보수진영의 이석연 변호사가 20일 여야 정당과의 관계 정립 및 후보단일화 문제를 놓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변호사는 2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민주당 입당 없이 야권 단일후보가 되겠다는 것이고 단일화 후에는 (민주당 등) 정당들과 상의를 거치겠다”고 말한 뒤 보선 전 민주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 “세상에 가능성이 없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계속 무소속으로 가겠다는 게 아니며 민주당에 안 들어가겠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가 ‘선(先) 독자노선, 후(後) 입당’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결국 선거 막판엔 정당 기반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나경원 최고위원이 거센 추격을 벌이고 있는 상황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결정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서도 민주당 지지층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게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시민후보가 아닌 정당후보로 나서야 선거비용을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을 것이란 현실적 이유도 있다. 선거캠프 명칭을 ‘새로운 서울을 위한 희망캠프’로 잠정 결정한 박 변호사는 21일 오전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한편 이 변호사는 2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범여권 후보가 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하겠다”며 “한나라당과도 함께하는 후보가 되면 박 전 대표가 돕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를 끌어들이면서 범여권의 유력 후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박 전 대표가 대표 시절인 2005년 추운 겨울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반대해 장외 투쟁을 했을 때 나도 사학법 헌법소원을 내면서 문제의식을 같이 한 적이 있다”며 박 전 대표와의 개인적인 인연도 소개했다.
이 변호사는 “후보등록을 앞두고 대세의 추가 쏠릴 경우 (다른 후보에게) 양보할 수 있다”면서도 “그건 여론조사만으로는 아닐 거고 본선 경쟁력 등을 다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일 시민후보 추대식을 갖는 이 변호사는 “‘서울을 지킨 이석연, 서울을 살리겠습니다’라는 표어를 내세워 내일이나 모레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벤트 위주가 아닌 투박하고 촌놈 스타일로 현장에서 시민과 만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