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차량 제작 나서자… “한국전동차 경쟁력 높아질 계기”
전동차 입찰 탈락하자… “불공정-부실심사 의혹 해명해야”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53)에게 수년간 10여억 원을 줬다고 폭로한 이국철 SLS그룹 회장(49)은 자신의 회사 홍보기사를 당시 한국일보에 재직하던 신 전 차관이 실어준 데 대한 감사 표시로 돈을 준 것이 시작이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사검색 시스템 ‘카인즈(www.kinds.or.kr)’ 검색과 이 회장에게 확인한 결과 이 기사는 2004년 1월 게재됐다.
철도청에서 근무하던 이 회장은 1994년 퇴직한 뒤 철도부품 납품업체인 ㈜디자인리미트를 설립했다. 1998년에는 해태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철도차량 제작에도 나섰고, 2004년 10월 SLS중공업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2004년 1월 10일자 한국일보 13면에는 ‘전동차 시장 경쟁체제로 ㈜디자인리미트, 로템 독점에 도전장’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200자 원고지 3, 4장 분량으로 게재됐다. 디자인리미트가 일본 히타치와 전동차 제작 기술 제휴를 맺고 시장에 진출한다는 내용. 기사는 “로템이 독점해온 국내 전동차 시장이 마침내 경쟁 체제로 바뀔 전망”이라며 “시장가격이 크게 낮아져 지하철 적자에 따른 국고 낭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품질과 안전도, 내부 인테리어 등에서 한국 전동차의 시장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사는 신 전 차관이 아닌 다른 기자의 명의로 작성됐다. 그는 한국일보 정치부장이었다.
당시 서울지하철공사는 낡은 2호선 전동차를 교체하기 위해 신형 전동차 54량과 개조 전동차 15량을 구입하기로 하고 경쟁 입찰을 실시했다. 로템과 디자인리미트 두 회사가 참가했고 결국 로템이 469억여 원에 낙찰받았다.
그러자 한 달여 뒤인 2월 17일 한국일보 10면에는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입찰 뒷말, 로템 최종 선정…탈락업체 반발’이라는 200자 원고지 5, 6장 분량의 기사가 게재됐다. 이 기사는 관련업계에서 부실심사 의혹이 일고 있다는 내용으로 디자인리미트의 입장이 그대로 반영됐다. 기사는 “서울시와 지하철공사는 불공정하고 부실한 입찰심사 의혹에 대해 공식 해명해야 한다”는 디자인리미트의 주장도 실었다. 이 기사는 한국일보에만 실렸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는 “신 전 차관은 정치담당 부국장으로 승진한 지 2주 만인 2월 9일 퇴직해 조선일보로 옮겼다”며 “자체 조사 결과 홍보성 기사가 게재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2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2004년 2월 기사에 대한 감사 표시로 3000만 원을 건넸다”며 “그가 언론사 재직시절에는 300만∼500만 원을 줬고 정권 핵심부로 진출할수록 돈을 더 많이 줬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어 “2004년 조선일보로 회사를 옮긴 뒤에도 매달 500만∼1000만 원씩 줬고,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였던 안국포럼으로 옮긴 뒤에는 ‘급여가 없으니 1장을 달라’고 해 1억 원과 법인카드를 쓰라고 줬다”고 폭로했다.
신 전 차관이 비서실 정무·기획1팀장일 때는 매달 1500만∼5000만 원을, 문화부 차관으로 재직할 때는 매달 1500만∼2000만 원과 함께 상품권 5000만 원을, 문화부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뒤에도 해외여행비 1000만 원과 법인차 대여비 700만 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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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2011-09-23 15:03:56
줄때는 형님 아우하다가 까발시는건 또 무슨 심뽀. 인간이라는 짐승에 대해 환멸을 느끼지 않는가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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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3 15:03:56
줄때는 형님 아우하다가 까발시는건 또 무슨 심뽀. 인간이라는 짐승에 대해 환멸을 느끼지 않는가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