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재벌후원, 나눔위해 받아… 뭐가 나쁘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3일 03시 00분


의혹 제기했던 박영선 의원… “재벌 순수한 마음으로 했겠나”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범야권 단일후보를 노리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가 22일 “부자들에게 후원받는 것이 뭐가 나쁘냐”고 말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박영선 의원이 전날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주자 TV토론에서 박 변호사를 겨냥해 “좋은 일을 하면서 재벌 기업 후원을 많이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박 변호사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활동했던) 아름다운가게나 희망제작소에서 후원을 받은 것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후원을) 받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나는 모금 전문가다. 많은 기업들과 사람들을 아우르는 것은 서울시장으로서 장점 아니냐”며 “참여연대 때는 소액주주 운동에 앞장섰다. 이것도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박 변호사가 상임이사로 있던 희망제작소에 2006년 사회공헌 차원에서 7억 원을 후원한 적은 있다”면서도 “박 변호사를 개인적으로 후원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박 변호사의 발언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의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벌들이 어떤 일을 후원하면서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 해왔던 경우는 많이 찾기가 힘들다”며 박 변호사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다만 박 의원은 전날 TV토론에서 “박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재벌로부터 부적절한 후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선 보도자료를 내고 “(박 변호사의 개인적 의혹에 대해) 근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밝힌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 변호사는 이날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를 만나 “(기성 정치권이)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논쟁이 아니고 부정적이고 과거적이며, 이념 틀 속에서 이야기하다 보니 오히려 국민을 갈라놓는 것 같다”며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2007년 대선 당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박 변호사가 나서면 뒤에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며 친밀감을 나타냈고, 공 대표는 “당 차원에서 끝까지 도움을 드리고 연대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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