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 “北에도 상당한 이익될 것”
빌 게이츠와 조찬회동 갖고 사회적 약자 회생방안 논의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미국 방문의 마지막 일정으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겸 명예회장과 아침 식사를 함께했다. 게이츠 명예회장은 이 대통령의 숙소 호텔로 약속시간인 오전 6시 45분에 찾아왔다. 두 지도자의 대화는 사회적 약자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사회 시스템 구축 등 공동 관심사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대통령은 게이츠 명예회장의 권유로 올 7월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빈민촌을 찾아간 이야기를 꺼냈다. 이 대통령은 외국 정상이지만 직접 소독약 뿌리기를 했고 저소득 농촌지역에선 화장실 공사에 팔을 걷어붙였다.
게이츠 명예회장은 자원봉사 이야기를 듣고 “대단하다(It's fantastic)”고 반응했다. 게이츠 명예회장은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가 내게 ‘우리는 여성과 농업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농업에서 큰 발전이 있을 거다”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 정부가 국제자문위원으로 위촉한 게이츠 명예회장이 2008년 방한했을 때는 마이크로소프트의 3억1300만 달러 투자 문제가 주된 의제였다. 하지만 지난해 다보스포럼 이후 두 사람의 관심사는 아프리카 지원으로 옮겨갔다. 게이츠 명예회장은 당시 이 대통령에게 “한국의 고도성장이 참 놀랍다. 그 노하우를 아프리카에 전해 달라”며 두 가지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자원부국보다는 자원은 없더라도 지도자의 열정이 뛰어난 곳을 돕고, 이왕이면 한국의 대통령이 아프리카 빈민촌을 찾아 봉사함으로써 제국주의 피해의식이 큰 현지인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두 사람이 찾아낸 아프리카 지원 대상국가가 에티오피아였다. 청와대는 지하자원과 경제 지원을 맞교환하는 중국 모델 대신 경제성장 의지를 가진 아프리카 국가를 선제적으로 돕고 이러한 ‘한국식 모델’에 공감하는 주변의 자원 부국이 한국에 손을 내밀게 하는 전략을 세웠다.
한편 이 대통령은 22일 뉴욕에서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반도를 통과하는 가스관 건설 계획은 실현가능한 사업”이라며 “허황된 꿈(a far-fetched dream)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러시아가 진전된 논의를 하고 있으며 (사업이 현실화하면) 한국은 합리적 가격에 가스를 사고 북한도 가스 통과료로 상당한 이익을 본다”며 “모두가 ‘윈윈’하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종 결정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시애틀 동포간담회에서는 “한국 사람의 DNA(유전자)는 특별한 듯하다. 미국 경제가 어렵다지만 우리 교민들은 서바이벌(생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위기 속에서 더 힘을 합치고 도전하는 게 필요하다”며 “그리스는 국가가 부도 직전에 와 있는데도 모두 길거리에 나와서 시위를 하고 있는데 그러면 정말 극복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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