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7일 문익환 목사의 부인 박용길 장로에 대한 북한 측의 조문과 관련해 “북한이 조문단의 방남(訪南)을 희망해 온다면 전례에 비춰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박 장로 장례위원회 인사가 북측과 조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신청한 개성 방문을 불허한다는 정부 방침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개성 협의가 무산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弔電)을 보냈다.
6·15공동선언실천연대 남측위원회(위원장 김상근)는 25일 박 장로 장례를 ‘겨레장’으로 치른다는 장례위원회 방침에 따라 6·15실천연대 북측위원회에 조문을 요청하는 팩스를 보냈다. 북한은 26일 오후 ‘김양건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통일전선부장 겸임)이 개성으로 가서 장례와 관련해 협의하고자 한다’는 답신을 보내왔다. 이에 김상근 장례위원장 등 4명이 정부에 방북을 신청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27일 “유가족이 방북해 조문을 받는다는 것이 장례예법이나 정서에 맞지 않다”며 방북을 불허했다. 그 대신 북측 조문단이 방남을 희망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장례위 측에 전달했다. 김양건 통전부장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도 특사조문단으로 방문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만나고 청와대를 예방한 바 있다. 25일 별세한 박 장로의 장례식은 28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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