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7월 대표 선출 뒤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 자리부터 시작해 줄곧 “남북관계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교체를 요구해 관철시켰다. 한나라당 대표로선 이례적 행보였다. 그런 홍 대표가 30일에는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이는 내년 선거 국면에서 현 정부 내내 계속돼온 남북관계 경색이 여권에 불리하다는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럼에도 북한이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 대북정책을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담이다. 이 때문에 홍 대표가 개성공단 방문으로 분위기를 띄우며 정책 전환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행보가 류우익 통일부 장관과의 교감 아래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치 군사적 문제와 별개로 남북 간 경제협력은 필요하다는 홍 대표 개인의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홍 대표가 알맹이는 밝히지 않은 채 ‘무언가 있는 것처럼’ 풍선을 띄우는 데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 대표가 말한 ‘추석 전 남북관계에 좋은 소식’은 이미 ‘공수표’가 됐다. 홍 대표는 27일 “11월에 생긴다는 좋은 일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내 소관이 아니다”라고 한 발 물러섰다. 홍 대표의 ‘뉴스’는 북한을 경유하는 한국-러시아 가스관 사업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확정되지 않은 일에 기대만 부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은 28일 “국회 남북관계특위 차원에서 방북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한나라당이 동의해주지 않았다. 알고 보니 홍 대표가 방북하려고 남북관계특위의 방북을 불허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여당 대표도 가니까 야당도 좀 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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