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靑언론특보, 박지원에 문자테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4일 16시 14분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별보좌관이 4일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아 부적절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여야 모두의 공분을 샀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 특보가 보낸 문자가 맞는지 확인하느라 15분가량 국정감사가 중단되는 사단이 났고, 여야 공히 이명박 대통령에게 응분의 조치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의원에 따르면 이 특보는 이날 오후 1시18분, 19분에 박 의원에게 2통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문자는 '인간적으로 섭섭합니다',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인지 몰랐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는 박 의원이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로비스트 박태규 씨와 친분이 있는 정관계인사 중 한명으로 이 특보를 거론한 이후로, 그에 대한 불만을 문자를 통해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질의 시작에 앞서 신상발언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고 "청와대가 얼마나 국회 경시하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대통령은 이 특보를 당장 해임하라"고 밝혔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국회의원에게 보낸 문자가 아니라도, 일반 사인간에도 '그 정도 밖에 안되는 인간'이라는 문자를 보내는 것은 용납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판에는 여당 의원도 가세했다.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행정부의 입법부에 대한 자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과를 받아 내고 조치를 요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우윤근 위원장도 "감사위원 발언과 관련해서 사인도 아닌 공인이 즉각적으로 모욕적인 문자를 보낸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결국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며 정회를 선언했던 우 위원장은 국정감사를 재개하며 "당사자와 통화가 안되고 있다"며 "위원회 명의로 청와대에 진위여부 등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질의에서 "박태규 로비 사건은 이명박 정부의 권력형 로비게이트로, 당·정·청·지방정부에 모두 관련자가 있다"며 "박씨가 현 정권 실세를 자주 만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씨와 만난 적 있는 인사'로 한나라당 안상수·이상득 의원,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정정길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 이동관 언론특별보좌관, 김두우·홍상표 전 홍보수석비서관,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 조석래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의 실명을 거론했다.

이상득 의원에 대해서는 "박씨는 소망교회의 30년 신도로 장로이고 부인은 소망교회 권사"라며 "교회(예배)가 끝나면 이상득 의원과 자주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김진선 전 지사와 관련해서는 "박씨와 막역한 관계"라며 "연고도 없는 분을 고위 정무직으로 추천할 정도"라고 밝혔다.

아울러 "박씨는 정보가 많고 '이명박 정부의 홍보 관리를 내가 해주고 있다'고 자랑도 했기 때문에 김두우 전 홍보수석도 취재차원에서 만났다"며 "박씨를 만난 분들이 (모두) 비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런 유력인사를 만나서 로비를 하니까 박씨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분들이 비리와 관련이 있다 없다는 것은 제몫이 아니라 검찰이 해야 할 일"이라며 "검찰은, 이분들이 박씨가 활동하는데 어떤 역할을 해줬는지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이에 대해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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