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D-21]박근혜-안철수 10·26 대리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5일 03시 00분


朴, 나경원 지원 내일 직접 밝힐듯… 安 “박원순 요청오면 생각해볼것”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왼쪽)가 지난해 9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나경원 최고위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나 최고위원이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하는 6일 지원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DB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왼쪽)가 지난해 9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나경원 최고위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나 최고위원이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하는 6일 지원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DB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구도가 ‘박근혜-안철수’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는 듯한 분위기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6일 나경원 최고위원에 대한 지원 의사를 직접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범야권의 잠재적 대선후보로 급부상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박원순 변호사가 요청하면 선거 지원 여부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시장 선거가 사실상 내년 총선과 대선 전초전으로 흘러가면서 범여권과 범야권 진영의 전면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한 정치권 인사는 “보궐선거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정치 지형 자체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근혜, 6일 지원 의사 직접 밝힐 것”

지난달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오른쪽)이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양보 의사를 밝힌 뒤 박 변호사와 악수하는 모습. 안 원장은 박 변호사 지원 여부에 대해 “(요청이 오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난달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오른쪽)이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양보 의사를 밝힌 뒤 박 변호사와 악수하는 모습. 안 원장은 박 변호사 지원 여부에 대해 “(요청이 오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박 전 대표는 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이 열리고 나 최고위원이 후보등록을 하는 6일 직접 지원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4일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국민에게 전할 메시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6일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 참석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자들에게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감에 불참한 채 숙고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전 대표는 나 후보 지지를 요청하는 김정권 사무총장의 전화를 받고 돕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의 지원 의사가 확인되면서 지원 형태와 횟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왕 선거 참여를 결정한 이상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게 친박 진영의 중론이다.

박 전 대표의 다른 측근은 “이번 선거가 ‘서울시장 선거’를 넘어 대선 전초전 형태로 진행되는 것은 선거 형식상 맞지 않아 부담스럽다”면서도 “그러나 선거결과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내 선거처럼 나서는 박 전 대표의 성격상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친박 의원들은 나 최고위원 캠프에 보좌진을 파견하고 있으며, 박 전 대표의 지원에 대비한 실무진의 움직임도 시작됐다. 박 전 대표는 나 최고위원과 별도로 지원 유세를 다닐 가능성이 높다. 그런 총력 지원을 위해 일정, 공보, 메시지, 정책 실무진이 가동되어야 하지만 참모들이 결집할 경우 사실상 대선 캠프 형태를 띠게 된다는 점에서 친박 진영의 고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 안철수, “저는 박 변호사를 믿습니다”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자택 앞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안 원장은 박 변호사가 범야권 단일후보로 결정된 것에 대한 물음에 “그분이 되셔서 참 잘된 것 같다. 저는 박 변호사, 그분을 믿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 원장은 후보 경선 내내 침묵을 지켰지만 이날은 출근길에 기자와 만나 밝은 표정으로 질문에 대답했다.

그는 박 변호사의 선거활동에 참여할 것인지 묻자 “아직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박 변호사 측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동안 그는 “학교 일에 전념하기 위해 선거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는 불개입 태도를 보여 왔다.

안 원장은 9월 6일 서울시장 후보를 박 변호사에게 양보한 이후 대선 출마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지만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와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3일 야권 후보 선출을 위한 시민참여경선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위력도 확인됐다.

안 원장이 ‘신선함’ 유지를 위해 선거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존재감을 확인할 경우 무기력한 모습인 제1야당 민주당을 대신해 정치적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 박 변호사는 이날 라디오에서 “(안 원장에게) 적극적으로 선거 현장에 나와서 유세하고 돕도록 제가 부탁드릴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