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6일 국회로 찾아온 박원순 변호사를 맞이하며 자리를 권하고 있다. 이들은 범야권 공동 선거대책위 구성 문제 등을 논의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야권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 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변호사가 6일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만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이뤄진 회동에서 손 대표는 “몸을 바쳐서 지원할 것”이라며 “민주당 입당이란 형식에서 박 변호사를 해방시켜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당적을 갖든 갖지 않든 야권 단일후보인 만큼 민주당의 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박 변호사는 웃으면서 “정말 해방된 느낌”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통합과 변화, 혁신은 시대정신으로 민주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 그 과정에 저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히고, 이에 손 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자리가 된 것이다.
손 대표와 박 변호사는 범야권의 공동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도 협의했다. 선대위 상임위원장에는 손 대표가, 상임본부장에는 이인영 최고위원이 내정됐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야권 통합 추진기구인 ‘혁신과 통합’ 대표 격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야3당과 사회운동단체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다. 박 변호사는 7일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선대위를 공식 발족할 예정이다.
박 변호사는 손 대표와의 만남 후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가 무소속 잔류를 용인한 데 대해 “민주당이 사실상 내게 ‘백지수표’를 줬다”며 “여러 야당과 시민사회 진영의 분들을 함께 모셔 ‘환상의 드림팀’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나경원 후보를 지원하기로 한 데 대해 “선거를 잘한다는 것은 시민의 마음을 누가 잘 읽는가 하는 문제다. 제가 사람 마음을 잘 읽지 않느냐. 현장에서 듣는 게 제 전공”이라며 별 의미를 두지 않으려 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선거 지원을 요청할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연락을 안했다. 상황 봐서…. 염치가 없다”고 했다. 안 원장은 대학원 입학 설명회 후 기자들과 만나 박 변호사의 선거 지원 여부를 묻는 질문에 “드릴 말씀이 전혀 없다”고 잘랐다.
한편 박 변호사 측은 기존 정치권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의 홍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박 변호사 측 캠프는 취재진에게 박 변호사의 일정이나 입장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달하고 있다. 종이로 된 보도자료는 아예 없다. 박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원순닷컴’은 박 변호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유튜브 영상을 서비스하는데, 상당수가 지지자들이 자유롭게 촬영하고 편집한 것이다. 또 홈페이지 중앙에는 박 변호사의 트위터 계정을 광고 디스플레이 창(窓)처럼 띄워 접속만 하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박 변호사의 멘션(발언)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