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치의 위기… 재보선 돕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7일 03시 00분


대선행보 사실상 본격화…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등록
박원순 무소속 출마 가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6일 10·26 재·보궐선거 지원과 관련해 “힘을 보태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은 정부와 여당이 잘할 수 있도록 한발 물러나 있었는데, 지금 상황은 한나라당뿐 아니라 우리 정치 전체가 위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고 당과 우리 정치가 새롭게 변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나 생각해 이번에 (지원) 결정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의 선거 지원 결정은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안철수 바람’과 박원순 변호사의 서울시장 야권 후보단일화로 나타나자 더는 뒷짐 지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당정치 불신을 이대로 방치했다간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처지에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정당정치의 필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정당의 뒷받침 없이 책임 있는 정치, 정책을 펴나가기 어려우며 비판을 받고 잘못했다고 해서 정당정치가 필요 없다는 식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라고 역설했다. 다만 그는 “정치가 무엇보다도 국민의 삶의 질을 바꾸고 더 나은 희망을 드려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해 참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정치권 전체가 많이 반성을 해야 한다”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재·보선은) 대선과는 관계가 없는 선거”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번 선거 지원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재·보선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어떻게 지원할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라며 “당 관계자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 직책을 맡고 안 맡고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 변호사는 6일 무소속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오후 민주당 서울지역 위원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민주당에) 입당 원서를 제출하지 않는다고 해도 통합과 변화의 흐름에 민주당도, 저도 함께할 것”이라며 “미래에 탄생할 더 큰 민주당의 당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후보등록 마감일인 7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후보인 나경원 최고위원은 6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등록을 마쳤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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