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초반부터 네거티브 전으로 흐르면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대북관이 선거 쟁점으로 부상했다.
한나라당이 박 후보가 10일 관훈클럽 토론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이 정부 들어 북한을 자극해 억울한 장병들이 수장됐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차명진 의원은 11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의 도발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그런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차 의원은 “박 후보는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행동강령으로 삼는 자들을 옹호하고 함께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모든 책임을 우리 정부로 돌리는 북한의 행태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라며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고귀한 죽음을 욕되게 한 박 후보는 즉각 유가족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과 박 후보 측은 한나라당 공세를 ‘구시대적 색깔론’이라고 반박했다.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유족들은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고 문규석 원사의 어머니 유의자 씨는 “친구한테 전화가 와서 박 후보자의 발언 내용을 들었는데 그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며 “아직 아들 휴대전화 번호도 못 지우고 있고, 한 번 불러보고 싶어도 못 부르는 아들인데 정치인들은 너무 쉽게 천안함 얘기를 꺼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유족은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박 후보자의 주장에 대해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는 경솔한 발언이었다”고 비판했다. 고 나현민 상병의 아버지 나재봉 씨는 “박 후보의 얘기가 북한의 주장과 뭐가 다르냐. 무고한 젊은이 수십 명의 목숨을 빼앗아 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올 정도의 지도자라면 최소한 희생자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고 심영빈 중사의 아버지 심대일 씨도 “자세한 내용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말을 그리 함부로 할 수가 있느냐”며 “유족에게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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