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 델 “공공善 만들기에 적극 참여해야 좋은 시민”
박원순 “정의 - 시민참여 - 공정성에 대한 생각 일치”
무소속 박원순 후보(왼쪽)가 12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의 대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12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참석 중인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만났다.
박 후보는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로 살아왔던 삶의 주제가 정의였던 만큼 무척 반갑다”며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국에서 100만 권이나 팔린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샌델 교수는 “한국에서 많은 사람이 정의에 대한 대중적 토론과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갈망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화답했다. 박 후보가 ‘좋은 시민’의 조건을 묻자 샌델 교수는 “국가, 사회, 공공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올바른 지식을 가지려는 사람이 좋은 시민이다. 건강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공공선(善)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감명 깊게 읽었다는 박 후보는 자신의 책을 가져와 샌델 교수에게 사인을 받기도 했다. 박 후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뒤 출간한 책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에서 첫 번째 화두로 정의를 제시하면서 유권자들의 투표를 강조한 바 있다.
대담이 끝난 후 박 후보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전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세라 페일린 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를 만난 것을 언급하면서 “내가 (나 후보보다) 샌델 교수와 더 어울리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페일린 전 주지사가 주도하는 ‘티파티’(세금을 늘려 큰 정부를 구성하는 것에 반대하는 보수 시민운동)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풀뿌리 시민운동이란 측면은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에 “(샌델 교수와) 정의, 공정성, 공동체, 시민참여, 시장에 관한 생각이 꼭 같았다”며 “특히 ‘도시의 최고경쟁력은 시민 잠재력의 최대화’라는 언급이 감동적이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샌델 교수는 박 후보와의 대담에 앞서 가진 특별강연에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있게 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한국 무상급식 논쟁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정의와 공정함에 대한 가치 충돌이 실생활에 구현된 정말 신기한 예”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전면적 무상급식과 단계적 무상급식 중 어느 쪽이 더 나은지를 묻는 질문에는 “외부인으로서 정책에 왈가왈부하는 건 지나치다”면서도 “만약 이 문제로 TV 토론 진행 요청이 오면 기꺼이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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