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 전문가’ 로사 전 IMD 교수 “나경원 格 높고 박원순 善 강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5일 02시 00분


‘평판 전문가’ 로사 전 IMD 교수가 말하는 한국 정치인
善-興-能-格-權 키워드로 내년 대선 예비주자 분석

평판 전문가인 로사 전 교수는 출간 예정인 저서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은 개혁과 신명
을 뜻하는 ‘흥(興)’을 갖춘 지도자를 가장 원한다”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korea@donga.com
평판 전문가인 로사 전 교수는 출간 예정인 저서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은 개혁과 신명 을 뜻하는 ‘흥(興)’을 갖춘 지도자를 가장 원한다”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korea@donga.com
‘평판인식 차이(Reputation Gap)’ 이론으로 알려진 평판 전문가이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교수인 로사 전 교수(45)의 신간 ‘평판을 경영하라’(위즈덤하우스)가 다음 주 출간된다. 국제인재개발센터 주최 ‘전략적 평판 경영 특별 세미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전 교수를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미리 입수한 책 내용에는 2012년 한국 대선을 평판 전문가로서 예측한 부분이 있다. 전 교수는 “국민이 원하는 이상적인 정당은 먼저 흥(興·개혁과 신명)과 선(善·진정성)을 갖춰야 하고, 그 다음이 능(能·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2010년 84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인 인식조사 결과를 IMD팀이 개발한 평판 측정 도구로 변환해 분석했다. 이 도구는 선, 흥, 능, 격(格·세련미와 품위), 권(權·권위) 등 다섯 가지 키워드로 측정한다. 1997년, 2001년, 2005년 등 세 차례 영국 총선 연구에 이 기법이 활용된 바 있다.

분석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흥’과 ‘선’에 대한 국민의 평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인물로는 박근혜 전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의원, 홍준표 대표 등 네 명을 선택해 분석했다. 박 전 대표가 ‘선’과 ‘능’에서 압도적으로 앞서지만, ‘흥’에서는 김 지사가 근소한 차로 박 전 대표를 따돌렸다. 홍 대표는 ‘흥’이 다소 높게 나타났으나 나머지 부분에서 저조했고, 이 의원은 네 명 중 가장 약한 평판을 가지고 있었다.

민주당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 손학규 대표, 정세균 정동영 최고위원 등 네 명을 분석했다. 국민은 민주당이 ‘흥’을 갖추기를 강하게 원했지만 네 명 리더 모두 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키워드에서 한나라당의 박 전 대표처럼 압도적으로 앞서는 사람은 없었다. 한 전 총리만 ‘선’에서 비슷하게 따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교수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대선주자 모두 ‘흥’이 가장 부족했지만 우리나라 국민은 ‘흥’을 갖춘 지도자를 가장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 후보에 대해선 “본격적으로 측정한 것은 아니지만…”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박원순 후보는 ‘흥’보다는 ‘선’이 강합니다. 그런데 국민이 민주당에 절실히 원하는 게 ‘흥’이니 이와는 차이가 있죠. 반면 나경원 후보는 ‘흥’과 ‘격’이 높은데, 여기서 ‘흥’은 개혁보다는 신명에 가까워요. ‘격’은 인기를 높이는 데는 좋으나 표심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전 교수는 “2012년 한국 대선을 제대로 연구하고 싶다”며 “당과 리더의 평판 정도를 미리 따져보면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있고, 정당이나 리더의 약점을 발견해 개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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