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라도 잡아보자”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 지원을 위해 자성대노인복지회관을 방문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오른쪽)의 손을 한 여성이 당기고 있다. 가운데 남성이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donga.com
“아∼. 제가 손이 좀 아파서요.”
14일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 지원에 나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시민들이 워낙 손을 세게 잡자 이렇게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가며 악수를 이어갔다.
파란색 비옷을 입고 한 손으로 우산을 받쳐 든 박 전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와 함께 노인정과 복지관, 재래시장을 돌았다. 박 전 대표가 왔다는 소식에 초량시장에는 금세 300명 이상의 시민이 몰렸다. 일부 노인은 “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고 얼굴은 육영수 여사네”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는 부산·경남(PK)의 바닥 민심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박 전 대표가 4년 만에 지원에 나선 이번 선거의 첫 지방 일정으로 부산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직접 우산을 들고 다녔으며 정 후보가 옆에서 우산을 들어주려고 하자 “제가 할게요”라며 사양하기도 했다. 그는 재래시장을 돌아다니며 만두를 먹고, 장화도 신어보는 등 적극적으로 시민들과 접촉했다. 점심은 2500원짜리 칼국수로 해결했다.
박 전 대표는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장의 요청으로 이날 즉석에서 간담회를 열고 “억울하고 안타까워하는 심정을 저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정부로서도 피해가 최소화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축은행 대주주의 은닉 재산을 반드시 찾아내고 대출자산도 철저하게 파악해 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을 자처한 무소속 오경희 후보 운동원들이 오 후보가 구의원 시절 박 전 대표와 찍었던 사진을 들고 박 전 대표의 일정을 쫓아다녀 정 후보 측과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7일 민주당 이해성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기로 함에 따라 박 전 대표와의 유세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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