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객원연구원(Visiting scholar) 경력이 논란이 됐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측이 14일 객원연구원 명단에 박 후보의 이름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의혹 제기의 근거는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제공했다. 한국 하버드대 총동창회 총무를 맡고 있는 강 의원은 하버드대에 박 후보가 1991∼1994년 ‘로스쿨 객원연구원’으로서 ‘학위(degree)’를 받았는지를 문의했다.
하버드대는 “박 씨가 학위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기간 객원연구원에 대한 우리의 자료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객원연구원이었는지 아닌지를 확실히 말씀드릴 수 없다”는 e메일 답신을 강 의원 측에 보냈다(객원연구원은 원래 학위를 받을 수 없다). 하버드대는 이어 추신을 통해 “위 답변은 ‘Won Soon Park(박원순)’에 대한 것이며 우리가 체크해야 할 다른 이름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했다.
강 의원은 이런 내용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고 “이제 공은 저쪽(박 후보 측)으로 넘어간 것이 아닐까요?”라고 썼다. 박 후보의 하버드대 로스쿨 객원연구원 경력이 거짓일 수 있음을 제기한 것이다. 나 후보 측의 안형환 대변인은 “강 의원이 하버드대에 문의한 결과 1991∼1994년 로스쿨 학위 과정은 물론 객원연구원에도 ‘원순 박’이란 이름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 선대위 우상호 대변인은 “허위사실 유포에 법적 대응하겠다”며 강, 안 의원을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에 따르면 박 후보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소개로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부소장이던 에드워드 베이커 교수의 추천을 받아 하버드대로 연수를 갔다. 우 대변인은 “1991년부터 92년까지 영국 런던정경대(LSE) 대학원 과정을 수료한 후 잠시 귀국했다가 그해 9월 15일 미국 보스턴으로 출국해 하버드대 로스쿨 객원연구원으로 체류하다 1993년 5월 워싱턴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하버드대 로스쿨 ‘휴먼 라이트’ 프로그램 객원연구원 명단에 박 후보의 이름이 포함돼 있는 자료도 공개했다. 당시 박 후보와 함께 하버드대에서 연수한 이석태 변호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는 1992∼1993년에 나와 함께 공부했다. 박 후보가 당시 쓴 논문 사본도 내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의원 측은 “학교 측의 공식 문건이 없다”며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전날 ‘원순닷컴’의 박 후보 프로필에 하버드대 로스쿨 경력이 슬그머니 사라진 것 자체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박 후보 측은 “하버드대 로스쿨 경력이 빠진 프로필이 올라간 것은 일주일 전이다. 굳이 넣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성희롱 사건에서 벗어나려는 강 의원이 크게 실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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