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D-11]강용석-안형환 “박원순, 하버드 객원연구원 명단에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5일 02시 00분


박원순측, 이름 포함된 자료 공개… “두 의원 고발 조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객원연구원(Visiting scholar) 경력이 논란이 됐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측이 14일 객원연구원 명단에 박 후보의 이름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의혹 제기의 근거는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제공했다. 한국 하버드대 총동창회 총무를 맡고 있는 강 의원은 하버드대에 박 후보가 1991∼1994년 ‘로스쿨 객원연구원’으로서 ‘학위(degree)’를 받았는지를 문의했다.

하버드대는 “박 씨가 학위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기간 객원연구원에 대한 우리의 자료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객원연구원이었는지 아닌지를 확실히 말씀드릴 수 없다”는 e메일 답신을 강 의원 측에 보냈다(객원연구원은 원래 학위를 받을 수 없다). 하버드대는 이어 추신을 통해 “위 답변은 ‘Won Soon Park(박원순)’에 대한 것이며 우리가 체크해야 할 다른 이름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했다.

강 의원은 이런 내용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고 “이제 공은 저쪽(박 후보 측)으로 넘어간 것이 아닐까요?”라고 썼다. 박 후보의 하버드대 로스쿨 객원연구원 경력이 거짓일 수 있음을 제기한 것이다. 나 후보 측의 안형환 대변인은 “강 의원이 하버드대에 문의한 결과 1991∼1994년 로스쿨 학위 과정은 물론 객원연구원에도 ‘원순 박’이란 이름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 선대위 우상호 대변인은 “허위사실 유포에 법적 대응하겠다”며 강, 안 의원을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에 따르면 박 후보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소개로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부소장이던 에드워드 베이커 교수의 추천을 받아 하버드대로 연수를 갔다. 우 대변인은 “1991년부터 92년까지 영국 런던정경대(LSE) 대학원 과정을 수료한 후 잠시 귀국했다가 그해 9월 15일 미국 보스턴으로 출국해 하버드대 로스쿨 객원연구원으로 체류하다 1993년 5월 워싱턴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하버드대 로스쿨 ‘휴먼 라이트’ 프로그램 객원연구원 명단에 박 후보의 이름이 포함돼 있는 자료도 공개했다. 당시 박 후보와 함께 하버드대에서 연수한 이석태 변호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는 1992∼1993년에 나와 함께 공부했다. 박 후보가 당시 쓴 논문 사본도 내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의원 측은 “학교 측의 공식 문건이 없다”며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전날 ‘원순닷컴’의 박 후보 프로필에 하버드대 로스쿨 경력이 슬그머니 사라진 것 자체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박 후보 측은 “하버드대 로스쿨 경력이 빠진 프로필이 올라간 것은 일주일 전이다. 굳이 넣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성희롱 사건에서 벗어나려는 강 의원이 크게 실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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