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올드라이트로?… 김진홍 상임의장 물러나고 정형근 체제 내달 10일 출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9일 03시 00분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을 이끌던 김진홍 목사가 상임의장 직에서 물러나고 한나라당 3선 국회의원 출신의 정형근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새 상임의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이 단체는 지난달 30일 소속 시민사회단체 공동대표단 회의를 열어 정 전 이사장을 상임의장으로 내정했으며 다음 달 10일 대의원총회를 열어 의결한 뒤 상임의장 이·취임식을 열 예정이다. 뉴라이트 세력은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자유주의연대로 양분돼 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2005년 출범 이래 김 목사가 조직을 이끌어 왔으며 처음으로 지휘부를 교체하는 것이다. 김 목사는 상임고문 직만 맡기로 했다.

그러나 정치인 출신의 정 전 이사장이 단체를 이끄는 데 대해 보수 진영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의 역할과 활동의 폭을 넓혀야 하는데 ‘정형근 체제’로 ‘어게인 2007’(2007년 보수정당의 대선 승리)을 다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정형근
정 전 이사장의 취임을 걱정하는 쪽에선 그가 국가안전기획부 출신으로 ‘올드 보수’ 색채가 강하다는 점을 꼽는다. “뉴라이트가 아닌 올드라이트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얘기다. 뉴라이트 진영의 한 인사는 “그가 2007년에 정통 보수진영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유화적 대북정책(북한 방송 및 신문 전면 수용 등)을 주장해 계란 세례를 받는 등 보수 분열을 초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반면 김 목사 등 이 단체 주류 측은 정 전 이사장의 업무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정 전 이사장이 뉴라이트 계열의 전국 조직을 추슬러 며칠 남지 않은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도움을 줄 것을 기대하는 쪽이 있다. 그러나 “19대 총선에 경남 거창(정 전 이사장의 고향)에 출마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 시민단체 활동을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만만치 않다. 특히 정 전 이사장이 김기춘 전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원로그룹과 친분이 깊은 점을 들어 “특정 정파의 세 불리기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17대 대선 때 보수진영의 전국 조직으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고 실제 현 정부 출범에 상당한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008년 이후엔 조직의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 뉴라이트 출신인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뉴라이트전국연합은 대선 전 급히 모였다가 정권이 창출된 뒤 뿔뿔이 흩어진 측면이 있다”면서 “어차피 정치운동의 성격이었기 때문에 대선이 끝난 뒤 그 소명을 다했으며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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