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측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융단폭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박 후보 측은 나 후보 측이 먼저 제기했던 유형의 의혹을 ‘역 제기’하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우상호 공동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나 후보 남편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가 3대 독자라서 6개월 방위 판정을 받았는데 김 판사의 작은아버지(삼촌)가 생존해 계신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작은할아버지 양손 입적에 따른 병역 단축 혜택 의혹에 대한 맞불인 셈이다. 우 대변인은 “김 판사 부친이 개성에서 월남한 뒤 (동생이) 생존한지 모르고 따로 호적을 만든 결과 (김 판사가) 3대 독자로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김 판사 부친이 동생의 생존 사실을 알았다면 뒤늦게라도 호적을 고쳐 김 판사가 병역을 제대로 이행토록 했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나 후보의 강승규 비서실장은 “김 판사의 부친과 작은아버지가 남한에서 따로 정착해 이산가족이 됐고 호적상 작은아버지는 입적되어 있지 않다”며 고의로 병역을 면탈할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나 후보가 회장인 사단법인 ‘사랑나눔 위캔’의 후원금 모금 내용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우 대변인은 “‘사랑나눔 위캔’은 2010년 7월 세금 혜택을 받는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됐는데 기부금 사용 실적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아름다운재단’과 달리 이 단체는 모금액 및 활용 실적을 어느 곳에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 측 안형환 대변인은 “좋은 활동을 칭찬하지는 못할망정 근거도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박 후보야말로 부메랑을 맞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 측은 나 후보가 후보 등록 시 2캐럿 다이아몬드반지의 가격을 낮춰 신고했다고 계속 압박했다. 여성 표심을 노린 것이다. 전날 “23년 전 시어머니에게서 선물로 받았을 때의 가격인 700만 원으로 축소 신고한 이유가 뭐냐”고 주장했던 우 대변인은 이날 “23년 전인 1988년 당시 700만 원이면 도시근로자의 평균 1년 반 치 월급이고 이를 현재 기준으로 환산하면 4600만 원가량”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이아몬드는 (현재) 시가를 신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일부 언론 보도를 인용해 나 후보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연회비 1억 원짜리 피부관리 전문의원을 이용한 것을 문제 삼았다. 김현 부대변인은 “나 후보가 알고 지내던 의원 원장과의 인연 덕에 1억 원의 회비를 다 내지 않고 건별로 계산했다고 한다. 역시 알뜰살뜰한 분답다”고 꼬집었다. 안 대변인은 “나 후보가 다운증후군인 딸의 피부 노화를 치료하기 위해 같이 방문해 치료받은 적은 있다”며 “나 후보가 업무 과다로 극심한 심신피로가 있을 때 치료를 요청한 바 있지만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 진료를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김유정 대변인은 나 후보가 변호사로 재직하던 2003년 사건수임료 3000만 원을 본인 명의가 아니라 변호사사무실 직원 명의 계좌로 받아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나 후보 측은 “2003년 당시 변호사사무실 회계 관리는 사무장 등이 맡았던 게 관행이었다. 세금 탈루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나 후보가 지난 2년간 기름값 명목으로만 5800만 원을 지출한 것도 논란이 일고 있다. 나 후보의 정치자금 신고내용에 따르면 2009년 1848만1550원, 2010년 1467만4671원을 주유비로 썼다. 여기에 국회가 지급하는 유류지원비(2009년 매달 95만 원, 2010년 매달 110만 원)를 더하면 2년간 기름값으로만 5775만6221원을 지출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15일 서울 여의도동 한 주유소에서는 네 번에 걸쳐 37만여 원어치를 주유했다고 신고하기도 했다. 나 후보 측은 “하루에 네 번 주유한 이유는 더 파악해 봐야겠으나 전당대회 등 선거 일정과 전국 곳곳에서 밀려든 강의와 행사 참석 요청 등으로 차량 이동거리가 워낙 길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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