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외자유치 위한 첫 해외사무소 베이징에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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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1일 03시 00분


나선-황금평 투자 유치 담당한 합영투자委서 운영…
‘김정일 해외비자금 관리인’ 이철 前대사가 위원장

중국 베이징 차오양 구 베이위안에 만들어진 북한의 합영투자위원회 베이징사무소가 자리한 건물 전경.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중국 베이징 차오양 구 베이위안에 만들어진 북한의 합영투자위원회 베이징사무소가 자리한 건물 전경.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북한 정부가 중국 베이징(北京)에 외자유치 기구를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자유치 활동에 북한 정부가 전면에 나선 것이다. 북한이 해외에 외자유치 기구를 설치한 것은 처음이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합영투자위원회 베이징사무소를 차오양(朝陽) 구 베이위안(北園)에 설치했다. 현재 사무소는 임시로 운영 중이며 연내에 인근 사무실로 옮겨 현판식을 갖고 공식 발족할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베이위안 훙쥔잉(紅軍營) 둥(東)로에 자리 잡은 2층 규모의 베이징사무소 예정 장소를 기자가 찾았을 때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사무소는 북한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고려궁 국제회관’ 내에 있다. 현재 사용 중인 임시사무소도 이 회관 내에 있다. 이 회관에는 북한 식당과 객실 10여 개인 호텔이 있다. 공사는 이르면 11월경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소식통들은 이곳에 베이징사무소와 함께 북한문화원도 들어선다고 밝혔다.

합영투자위원회는 북한이 나선특별시와 압록강 하구의 황금평에 대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지난해 설립한 기구다. 현재 북한의 대외 경제협력에 사실상 전권을 부여받고 핵심역할을 맡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해외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철 전 스위스 주재 북한대사가 위원장이다.

베이징사무소는 위원회 소속 5, 6명의 부위원장 중 한 명이 대표를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들은 “베이징사무소는 북한이 공식적으로 해외에 세운 최초의 외자유치기구”라면서 “사무소 설치는 중국 정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베이징사무소와 그동안 북한 정부를 대신해 북한의 외자유치 창구 역할을 해온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어떻게 역할을 분담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풍그룹은 조선족 박철수 씨가 총재를 맡고 있다. 현재 위원회와 대풍그룹 사이에 알력이 있다는 설도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김정일 위원장의 두 차례 방중 이후 북한은 외자유치에 적극적 행보를 보여 왔으나 실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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