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20일 개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끝장토론에서는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또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13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한국인의 영혼이 없다” “옷만 입은 이완용”이라며 김 본부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정 의원은 이번에도 김 본부장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에 김 본부장은 “지난 정부 FTA 협상 때 도와줘서 감사하다”며 정 의원을 은근히 자극했고,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가 FTA를 추진한 것은 2006년이고, 내가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한 것은 2004∼2005년”이라며 발끈했다. 그러면서 “한미 FTA는 정부가 한국을 작은 미국, 미국의 51번째 주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이 “외교관들이 한국인인지, 미국인인지 의심스러운 점이 많다”라고까지 하자 외교부 장관 출신인 같은 당 송민순 의원은 “실체를 갖고 말씀하라. 조직 자체를 매도하면 토론의 성실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비판했다. 자신을 ‘조건부 FTA 찬성론자’라고 밝힌 송 의원은 “현실적으로 미국과의 재재(再再)협상은 불가능하다. 보완 대책을 강화할 수 있다면 비록 개악된 상태라도 국가 미래를 감안해 한미 FTA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정 의원은 “한미 FTA는 2007년 4월에 타결됐는데 그때는 개인적으로 내용을 잘 몰랐다”고 했다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서 “잘 몰랐다고 할 게 아니다”라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날 토론에서 찬성 측 패널로는 김 본부장과 최석영 한미 FTA 교섭대표, 황문연 기획재정부 무역협정지원단장이, 반대 측에선 송기호 변호사와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한신대 이해영 교수가 나와 경제적 효과와 협상 절차, 국내 피해 분야 대책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한편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위원장 민주당 최인기)는 24일 한미 FTA 농어업 분야 피해보전 대책과 관련한 피해보전 직불제 발동요건 완화 법안 등 7개 법률안 심의를 위해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고위정책회의에서 FTA 부수법안 상정 및 심의를 당론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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