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막판에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측에선 이런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먼저 ‘굿 뉴스’는 “민주당이 뛰지 않는다”는 것.
‘배드 뉴스’는 뭘까. “한나라당도 뛰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미있게 표현하기 위해 다소 과장되긴 하지만 일말의 진실을 담고 있다는 얘기가 양 진영에서 흘러나온다.
한나라당은 박 후보의 신상과 관련한 의혹 검증론을 집중 제기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상태다. 한나라당은 이런 상황으로 끌고 올 수 있었던 한 원인으로 민주당의 소극적인 선거 지원을 꼽고 있다. 치열한 내부 경선 끝에 시민운동가 출신의 박 후보에게 후보 자리를 내준 민주당이 여전히 박 후보에 대한 거부감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으로 뒷짐만 지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견고하게 박 후보에게 결집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민주당 서울지역 당협위원장들은 박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면 내년 4월 총선에서 시민사회 세력이 민주당에 지분을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박 후보 측의 캠프도 시민단체 출신과 민주당 당직자들이 뒤엉키면서 매끄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도 캠프 조직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겉으로는 서울지역 의원들이 캠프의 주요 보직을 맡고 있지만 실제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 서울지역 일부 다선 의원들이 사석에서 “아무리 중요한 선거라도 재선의 40대 여성 의원을 위해서 뛸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보수적인 당 분위기에서 나 의원이 일약 서울시장이 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여전하다. 충분한 지원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여당 체질’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러다 보니 선거를 총지휘할 사령탑이 없어 선거 전략을 놓고 제대로 조율이 안 돼 삐거덕거리고 있다는 내부 목소리도 나온다. 당 안팎에선 “사실상 나 후보가 혼자 뛰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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