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출 소망’ 담긴 풍선 2000개 하늘로 23일 경남 통영시 중앙동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신숙자 씨 모녀 구출 촉구 서명자 10만 명 돌파를 기념하는 대회가 열렸다. 시민들이 신 씨 모녀 구출을 기원하며 풍선을 날리고 있다. 통영=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23일 오후 4시 경남 통영시 중앙동 강구안 문화마당. ‘통영의 딸을 구해주세요’라는 글귀가 적힌 하얀 티셔츠를 입은 통영시민 500여 명은 모두 한손에 태극기를 들고 있었다. 북한 요덕 정치범수용소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통영 출신 신숙자 씨(69) 모녀 구출 촉구 시민대회에 참가한 통영시민과 기독교인들이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 구출운동본부’는 5월 25일 신 씨 모녀 송환 서명운동을 시작해 5개월 만인 20일 서명자 10만 명을 넘겼다. 전국에서 진행된 이 서명운동에는 통영시민 14만여 명 중 21%인 3만여 명이 참여했다.
구출운동본부는 이날 △북한은 신 씨 모녀를 즉각 석방할 것 △정부와 여야는 국제사회와 공조해 조기 송환에 노력할 것 △통영시는 신 씨 모녀 입북을 권유한 작곡가 고 윤이상 관련 문화사업을 철회할 것 등을 촉구했다. 참가한 시민들도 “통영의 딸을 구해주세요”라고 외치며 풍선 2000여 개를 하늘에 날렸다. 참석자 모두가 일어나 “통영의 딸을 구하자”는 구호를 5번씩 외치기도 했다. 신 씨의 남편 오길남 박사는 “제가 통영의 딸의 남편이고 혜원(35), 규원(33)이의 못난 아비입니다. 서명 참여자가 10만 명을 넘었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아내와 딸들을 구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힘이 생깁니다. 저도 힘을 내겠습니다”라며 울먹였다.
서명을 주도해 온 통영현대교회 방수열 목사(49)는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과 마르주키 다루스만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게 서명지를 보내 유엔 차원의 정식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모녀를 남한으로 송환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4일 오후 3시 전원위원회를 열어 ‘통영의 딸 송환을 위한 대정부 권고안’ 통과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권고안은 ‘신 씨 모녀 구출을 위해 국회의장, 국무총리, 국가정보원장, 외교통상부 장관, 통일부 장관, 경남도지사, 통영시장은 각자 역할을 나눠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권고안을 정부가 받아들이면 해당 기관은 송환추진기구 등을 꾸려 신 씨 모녀 구출운동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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