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 국군포로 송환에 西獨방식 고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4일 03시 00분


류우익 통일 “통일재원 마련위해 곧 항아리 만들것”

류우익 통일부 장관(사진)은 21일 “비정치, 비군사 부문에서 교류·협력의 물꼬를 만들고 대화 통로를 여는 것이 유연한 접근”이라며 “조만간 유중근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만나 (적십자회담을 통한) 이산가족상봉 문제를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여건이 허락한다면 우리가 먼저 이산가족상봉을 북쪽에 제안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겨레말큰사전 사업과 만월대(滿月臺) 발굴사업을 위한 남북접촉을 승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사업은 각각 2005년과 2007년부터 진행됐으나 천안함 폭침 이후 정부의 ‘5·24조치’에 따라 전면 중단됐다.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은 남북한은 물론 재외동포 사용언어까지 하나로 종합·정리하는 사업. 만월대는 개성 송악산 남쪽에 위치한 고려왕궁터로 남측의 남북역사학자협의회와 북측의 민족화해협의회를 중심으로 공동발굴작업을 진행했었다.

류 장관은 납북자와 국군포로 송환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 구성이 논의되고 있으며 ‘프라이카우프’를 응용한 형태도 송환 방안 중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5·24조치를 당장 완화할 뜻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류 장관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원인제공 측이 책임 있는 조치를 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기 전까지는 지켜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강산관광과 관련해서도 “현재 남북 기업간 실무회담이 이뤄지고 있으나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이 보장되기 전에는 재개되기 어렵다”며 “그것이 보장되면 고 박왕자 씨 사건을 어떻게 설명하느냐 등은 부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통일재원 마련과 관련해 “부처 간 논의가 마무리돼 가고 있다”며 “조만간 통일재원 마련을 위한 항아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통일세’는 조세저항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며 “남북협력기금 별도계정 등을 활용해 상징적인 액수로 재원 마련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집착하지도, 하지 않겠다고 배제하지도 않는 점은 통일부 장관으로서 가진 큰 자산”이라며 “타 부처와도 적극 소통해 속도에 대한 이견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프라이카우프(Freikauf) ::

자유를 산다는 의미로, 통독 전 서독이 동독 내 정치범을 서독으로 데려오기 위해 활용한 방식. 1인당 평균 10만 마르크(당시 환율 기준 약 5300만 원)의 현물을 동독 정권에 제공하고 3만3000여 명을 데려왔다. 1963년부터 통일 직전인 1989년까지 적용됐으며 동독교회들을 접촉창구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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