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남북, 모스크바서 비밀회동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7일 03시 00분


2차 北-美협상 끝나자마자 임성남-김계관 동시 러시아行… 제네바 협상은 진전없이 끝나

2차 북-미 제네바협상이 끝나자마자 남북한의 고위 외교당국자가 동시에 러시아로 향해 주목된다. 남북 대표의 모스크바 비밀회동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6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임 본부장의 2박 3일 일정의 러시아 방문 기간에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말했다. 24, 25일 열린 북-미 협상의 북한 측 수석대표였던 김 부상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곧바로 모스크바로 향할 예정이다.

김 부상은 지난해 제1부상 승진과 함께 6자회담 수석대표 자리를 이용호 외무성 부상에게 넘겼지만 여전히 핵 협상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최근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 바통을 넘겨받았다. 두 사람은 2007년 6자회담에서 각각 북한 수석대표와 한국 차석대표로 만난 인연도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시기, 같은 공간에 체류하는 두 사람이 직접 만나 담판을 지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두 사람의 회동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김 부상이 러시아 측과 만나는 날짜가 28일인데, 그날 임 본부장은 러시아를 떠나기 때문에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물리적으로나 외교 관행으로나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북-미 회담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이 요구한) 숙제를 다 해올 것으로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고 실제 결과도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김 부상이 ‘커다란 전진이 있었다’고 평가한 데 대해서도 “판을 깨지 않고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것에 의미를 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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