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 끝에 그동안 통설로 이어져 왔던 ‘시청-선거사무소 근거리 승리 법칙’이 처음으로 깨졌다.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선거사무소가 서울시청과 가장 가까웠던 후보가 승리했던 공식이 깨진 것. 박 당선자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해 시청에서 불과 200여 m 떨어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 사무소를 차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 비해 한참 먼 곳에서 선거를 준비해 왔다.
이날 선거 전까지 치러진 5차례 선거에서는 모두 시청과 더 가까운 곳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한 후보가 당선됐다. 민선 1기인 1995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시청과 500여 m 떨어진 광화문 부근에 선거사무소를 차린 조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반면 여의도와 종로에 캠프를 마련한 정원식 민자당 후보와 박찬종 무소속 후보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것이 ‘근거리 법칙’의 시작이었다.
민선 2기 1998년 선거에서는 고건 민주당 후보가 자택 근처인 종로구 동숭동에 사무소를 차려 마포구에 캠프를 꾸린 최병렬 한나라당 후보를 33만 표 차로 눌렀다. 3번째 선거에서도 시청과 더 가까운 곳에 선거사무소를 차린 후보의 당선이 이어졌다. 2002년 민선 3기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청계천 인근에 사무소를 마련해 여의도에서 선거를 준비한 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2006년 민선 4기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시청 건너편에 있는 중구 을지로 금세기빌딩에 사무소를 차려 광화문 신문로에 사무소를 연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를 꺾었다. 오 후보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프레스센터에 사무소를 꾸려 여의도에서 선거를 치른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간발의 차로 이기고 재선에 성공했다.
이처럼 그동안 시청과 가까운 곳에 사무소를 차린 후보들이 모두 승리했지만 박 당선자는 정설처럼 굳어졌던 속설을 깨버리고 서울시청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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