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정치 혐오층 몰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朴지지율 30대서 羅의 3배, 20·40대서 2배… 부산 동구청장은 한나라 당선
한나라당과 기성 정치권에 대한 20∼40대의 실망과 분노가 ‘표심(票心)의 반란’으로 분출됐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91.82%가 개표된 27일 오전 1시 현재 53.24%의 지지를 얻어 나 후보(46.37%)를 6.87%포인트 차로 앞서 당선이 확정됐다.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 박 당선자는 나 후보에 비해 20, 40대에서 2배가량, 30대에선 3배가량이나 많은 지지를 얻었다. 반면 나 후보는 60대 이상에선 두 배 이상, 50대에서도 10%포인트 이상 박 당선자를 앞서 서울시장 선거가 세대별 대결 양상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청년실업, 양극화, 불공정, 정치 불신 등 각종 정치·사회 문제에 대해 40대 이하의 불만이 높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박 당선자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 선거사무실에서 당선 기자회견을 갖고 “연대의 정신은 시정을 통해 구현할 것”이라며 자신을 지원한 민주당 등 야당과 공동 지방정부 운영 방침을 밝혔다. 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오랜 신뢰의 관계에 기초해 이번 선거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런 신뢰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를 지원한 시민단체 진영이 안 원장을 중심으로 ‘제3세력’을 결성하거나 신당을 창당할 경우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통령선거의 구도 자체가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패배가 확정된 뒤 당사를 나가면서 “기초단체장 선거 8곳에서 완승했기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다고 전체적으로 선거를 이겼다, 졌다고 할 수 없다. 앞으로 수도권 대책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사퇴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당내에서 지도부 개편과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경우 당내 갈등이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이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 속에 청와대 개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일각에선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의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 경남 민심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던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가 친노(친노무현) 성향의 민주당 이해성 후보를 눌렀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장은 내줬지만 11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정 후보를 포함해 후보를 낸 8군데에서 모두 승리했다. 민주당은 남원시장 순창군수 등 전북 2곳에서 당선이 확정됐다. 경북 울릉군수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서울시장 선거 투표율은 48.6%, 전체 재·보선 투표율은 45.9%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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