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선거를 바꾼 SNS]<중>영향력 30위권 트위터 사용자 분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8일 03시 00분


‘파워 트위터리안’ 羅홀로 1위… 2∼30위는 朴연합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큰 영향을 끼친 트위터 공간에서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지지자들은 사용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세(勢)를 불려갔지만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지자들은 일방적인 홍보성 글을 올리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7일 동아일보와 데이터 분석업체인 SAS코리아가 3∼25일 트위터에 나타난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된 글을 분석한 결과다.

다른 트위터 사용자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영향력을 행사한 이른바 ‘파워 트위터리안(twitterian·트위터 사용자)’ 상위 30명 중 나 후보 지지자는 나 후보 본인 외에는 없었다. 나머지 29명은 모두 박 후보를 지지했다. 나 후보를 지지하는 트위터 사용자들도 적극적으로 활동했지만 상위 30명의 파워 트위터리안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트위터에 많은 글을 올리긴 했지만 다른 트위터 사용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커뮤니티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어느 한쪽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 성향의 파워 트위터리안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장덕진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트위터의 본질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공감을 얻어가는 과정”이라며 “일방적인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는 홍보성 전략으로는 지지 세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극명히 갈린 커뮤니티 규모

이번 조사에서 나 후보는 30대 파워 트위터리안 중 가장 많은 7078명과 커뮤니티(단순 팔로어가 아니라 파워 트위터리안이 올린 글을 리트윗이나 멘션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시하는 집단)를 형성했다. 나 후보의 커뮤니티에 가장 많은 트위터 사용자가 속한 것은 한나라당 성향의 지지자들이 선거 기간에 집중적으로 나 후보의 트윗을 읽고 퍼 날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30위 내에 나 후보 지지성향 트위터리안이 없기 때문에 더욱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를 지지한 나머지 29명의 파워 트위터리안이 보유한 커뮤니티의 규모는 3만9827명으로 나 후보에 비해 5배가 넘었다. 박 후보를 지지하는 파워 트위터리안들은 투표를 독려하고 투표 현장에서 사진을 찍는 ‘인증샷’까지 요구했다. SNS 선거전에서 나 후보가 절대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장 교수는 “공감대가 형성된 커뮤니티의 참여자들은 자신들이 트위터에서 쌓아놓은 명성(reputation)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다”며 “결국 선거 무관심층이나 지지 여부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 파워 트위터리안의 실체는

30대 파워 트위터리안 중 8명은 특정 직종으로 분류가 어려운 개인 사용자였다. 이어 △온라인 활동가(6명) △대중문화계 인사(4명)와 정치인(4명) △시민단체(3명) 등의 순이었다. 나 후보를 제외한 정치인 중에는 박 후보의 공동선대본부장인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과 김진애 민주당 의원,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이 파워 트위터리안에 포함됐다. 이들이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효과적으로 선거 운동을 했다는 의미다.

이 밖에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와 소설가 공지영 씨, 평론가 진중권 씨 등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 씨와 온라인 매체인 서프라이즈의 전 대표 서영석 씨가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

파워 트위터리안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결국 한나라당과 반(反)한나라당 연합의 싸움이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분석을 담당한 구방본 SAS코리아 부장은 “사회관계망 분석을 통해 확인된 커뮤니티는 단순히 많은 글을 트위터에 올린다고 형성되지 않는다”며 “이번에 확인된 파워 트위터리안들은 장기간 꾸준히 활동하면서 다른 이들과 글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영향력을 확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 나 후보 측, 공감 아닌 홍보에 집착

이번 조사에서 흥미로운 것은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양만 놓고 보면 나 후보 지지자들도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사 기간에 하루 평균 50건 이상의 선거 관련 글을 올린 18명 중 8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나 후보를 지지했다. 나머지 8명 중 6명은 박 후보를, 2명은 중도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루 평균 112건으로 가장 많은 글을 올린 ‘lovegahun’이란 사용자도 나 후보를 지지했다. 사용자의 글을 받아보는 팔로어를 6만1000여 명 확보한 ‘lovegahun’은 프로필에 자신을 자유민주주의자라고 소개하면서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기간에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 사용자는 30대 파워 트위터리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조사 기간에 하루 기준으로 최대 731건을 올린 ‘piongood’이라는 사용자는 누적된 트위터 글이 43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미뤄 비교적 최근에 트위터를 집중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 부장은 “이 사용자는 트위터에 많은 글을 올렸지만 팔로어는 410명으로 실제 온라인에서는 여론을 주도하는 리더의 자리에 있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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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추천 많은 댓글

  • 2011-10-28 14:21:27

    정봉주하면 노무현탄핵시 구케를 개판친 당사자다!. 동료의원 어깨밟고 단상에 올라가 민주주의를 파괴한 놈팽이 아닌가!. 의회는 다수결의 원칙이다. 악법도 법이다. 그런 정봉주가 예전부터 잘안다면서 무지막지하게 비난하고헛소문을 만들었다는것은 전라도출신이 아니면 할수없다. 티내지마라!!.

  • 2011-10-28 21:13:21

    나경원 후보가 박가에게 진 것은 한나라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박가에 비하면 나경원후보가 100배 1000배 낫다. 고소영/강부자만 우대하는 현정부는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도 남는다. 나경원 후보도 무소속이었다면 당선되고도 남았다.

  • 2011-10-29 15:37:33

    동아일보의 기사 내용을 보면 역시 한나라 당과 또같은 정신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말할수 밖에 없다,,, 20대에서 40대가 트위터에 왜? 민감한 반응을 보였는지 알아야할것이다,,, 즉 언론이 제구실을 못하기때문에 언론을 불신하고트위터에 메달렸다는걸 알아야한다,,, 제대로 명박정부의실정을 파헤친 조중동이 있었던가 사실 명박정부가 재벌의 이익에 앞장섰지, 서민의 가려움을 제대로 긁어 준거 있나? 주둥이로만 상생 공생 외쳤지,,,, 허공에대고,,,,,향후 10년진보 집권, 5년 보수꼴통 집권 이런식으로 대한민국 정치계는 이어갈것이다,,, 동아일보 기자 양반 선거에 진건 트위터가 아니라는 걸 명백히 알고 기사 쓰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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