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의 민심수습책과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 부처는 민간 전문가와 함께 팀을 만들어 정책별로 젊은 세대의 의견을 직접 들어 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정책의 이행점검 사항, 정책의 중요도, 국정의 우선순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향후 정책에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정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선거 결과를 보면서 변화를 바라는 젊은이들의 갈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국정을 책임진 저로서는 더욱 깊이 고뇌하고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 통감한다”는 말도 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정부의 주요 정책 전반에 대한 재점검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검 결과에 따라 남은 16개월 임기 동안의 정책 방향이 재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와 정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심 청취팀에는 가급적 고위직 당국자는 배제하고 과장과 국장급 실무 간부가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대학과 산업현장에서 만나는 시민의 입을 통해 정책 수요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겠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이명박 정부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10·26 선거 이후 청와대 내부에서는 젊은층의 복지 요구와 재정 건전성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지를 놓고 방향을 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를 의식해 단기적으로 복지 지출을 확대하면 후대에 두고두고 부담을 준다’는 의견과 ‘그동안 추진한 복지정책을 젊은층을 염두에 두고 더 적극적으로 펴자’는 의견이 공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제수석실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포퓰리즘의 덫’이란 책을 소개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 등 6인이 쓴 이 책은 선심성 예산집행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는 한편 이명박 정부의 일부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다만 한 관계자는 “책 내용이 회의 때 소개되기는 했지만 포퓰리즘 반대 문제는 오늘 의제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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