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진영의 선봉에 있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을 정조준했다.
손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공보관을 지낸 차명진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손 대표를 향해 “계급정당인 민주노동당의
행동지침에 따라 FTA를 반대하고 있다”면서 “엊그제 한나라당에 계셨는데 민주당으로 가더니 너무 빨리 왼쪽으로 달려간다”고
비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자신들이 여당을 할 때에는 까막눈이었기 때문에 한미 FTA에 대해 잘
몰라서 체결했다고 한다. 그러나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를 해도 하루도 안돼 뒤집어엎는 행태를 보면 자신들이 ‘까막눈’이었다는
주장은 위장일 뿐이고 진짜는 ‘무뇌’ 상태로 보인다”고 가세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최근
“그땐 개인적으로 잘 몰랐다”고 말하는 등 한미 FTA를 찬성했던 민주당 지도부가 입장을 바꾸면서 내놓은 해명을 겨냥한 것이다.
‘민주당은 민주노동당의 2중대’라는 공격도 이어갔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구상찬 의원은 “지금 6명의 민노당 의원들이
한국 정치를 좌우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그 민노당의 지시를 받아서 움직이는 정당이나 마찬가지”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집중 공격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대권주자라면
ISD에 대해 좀 더 공부하라고 충고한다”며 “박 전 대표가 양자간투자협정(BIT)에 있는 ISD와 FTA에 있는 ISD를 혼동한
것으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가 전날 ISD와 관련해 “일반적인 제도로 통상 협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민주당의 ‘박근혜 때리기’는 여야 간 협상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박
전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강행처리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전날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이번
국회에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한 데 대해 “한미 FTA를 일방적으로 날치기하라고 독려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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