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1, 2등도 “군의관 되고 싶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8일 03시 00분


의대 위탁교육 선발… 우수 초급장교 몰려

군 초급장교들 사이에 의대 진학 바람이 불고 있다. 국방부가 매년 소·중위 장교를 대상으로 의대 본과에 편입시켜 4년간 위탁교육을 받게 한 뒤 군의관으로 복무하게 하는 의대 위탁교육 선발에 최근 우수 장교들이 몰렸다.

국방부가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에게 제출한 ‘의대 위탁교육 현황’에 따르면 2007∼2011년 입학한 의대 위탁교육 모집(24명 선발)에 우수 초급장교 74명이 지원했다. 합격자는 육군 14명, 해군 4명, 공군 6명이었다. 합격자 24명 중 19명은 사관학교 졸업성적이 상위 10% 이내에 들었다. 학비 등 관련 예산은 5년간 9억8092만 원이 투입됐다. 2007∼2011년 의대를 졸업한 장교는 28명이다.

의대 위탁교육은 선발 과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통상 우수한 초급장교가 지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관학교 수석 졸업자 등이 지원하는 등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2012년 입학 위탁교육생 선발에서 육사 졸업 성적 1, 2위 초급장교가 지원했다. 이들은 최종 합격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위탁교육 선발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과 학부 성적, 근무평점, 영어 성적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2007∼2011년 의대에 입학한 사관학교 졸업 성적 1, 2위인 초급장교는 3명이다.

군의관 복무에 우수 초급장교가 몰리는 것은 최근 변화하는 장교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한다. 초급장교들은 과거 장성 진급에 유리한 보병, 항해, 조종 등 전투병과를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의무, 법무 등 다양한 병과를 선택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의관은 급여와 진급, 근무 여건 등이 좋아 장기복무 초급장교(사관학교 출신)에게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의대 위탁교육은 정원 외 과정으로 편입한 뒤 본과에서 4년을 마친다. 이후에는 민간 및 군 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군의관으로 복무한다. 정부가 학비를 전액 지급하고 월급도 준다. 국내 의대의 연간 학비는 1000만∼2000만 원 정도다. 군의관은 동기생보다 통상 2, 3년 정도 진급이 빠르다. 군의관의 최고위직(의무사령관)은 소·중장급 장성이다.

국방부가 최근 군 의료개혁을 추진하면서 복지 수준을 대폭 높인 것도 경쟁률을 높인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장기복무 군의관의 비율을 전체 군의관의 4%에서 12%로 높이기로 했다. 연봉은 2014년까지 국공립병원 수준으로 올린다. 5년차 군의관(소령급)의 연봉이 현재 7319만 원에서 9883만 원으로 늘어난다. 정년은 만 60세까지 보장한다. 장성 진급을 하지 못한 30년차 군의관(대령급)은 연봉이 1억5000만 원에 이른다.

국방부는 내년도 의대 위탁교육 모집에서 이미 13명을 선발했으나 7명을 더 뽑기로 했다. 위탁교육은 통상 장기복무 장교(사관학교 출신)에서만 뽑았으나 이번에는 단기 장교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공군은 학사장교 출신 소위 1명을 내년 위탁교육 대상자로 뽑았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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