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처음 마주했다. 8일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 자리였다.
환담장에 먼저 도착한 박 시장은 경기고 2년 선배인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얘기를 나눴다. 오전 8시, 이 대통령이 도착하자 박 시장은 두 손을 무릎 위쪽에 대고 허리를 60도 이상 굽혀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어” 하며 반가움을 표시한 뒤 “내가 서울시장 때 많이 협조해 줬다”며 악수를 청했다. 박 시장은 악수를 나누며 “그때는 자주 뵈었다”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박 시장은 시종 웃음을 띠었고, 이 대통령과 선 채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도중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서울시장 시절) 김대중 대통령 때 국무회의에 참석했지만 노무현 대통령 때는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5년 차인 2002년 서울시장이 된 이 대통령은 2003년 노무현 정부가 규정을 바꾸는 바람에 서울시장의 상시 국무회의 참석이 어렵게 된 당시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2008년 규정을 다시 바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을 회의에 참석토록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이 대통령에게 “따로 만나서 말씀드릴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환담장에서는 “앞으로 기회를 주시면 여러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말도 했다. 이 대통령도 이에 “검토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이 대통령과 박 시장의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이 생겼다. 박 시장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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