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총선 5개월 앞으로]경기 인천 “입만 열면 거짓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3시 00분


反한나라-反민주 바람 거세

경기인천지역 민심도 기존 정치권에 차갑게 등을 돌리고 있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현역의원의 대폭 물갈이 여론이 강했다. 안철수 바람 역시 강했다. 현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일제히 “총선에서의 심판”을 외쳤다. 지역민들은 기존 정당과 현역 의원에 대한 실망과 불신을 격정적으로 토로했다.

○ 경기, 18대 총선과 정반대 분위기


경기지역은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한 곳이지만 2009년 10월 수원 장안 재선거와 지난해 지방선거, 올 4월 성남 분당을 재선거를 거치면서 민심이반 현상이 뚜렷해졌다.

9일 수원 영동시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정치권을 질타했다.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61)는 “지난 대선에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해서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는데 서민 살기는 더 팍팍해졌다”며 “여든 야든 다 국민은 뒷전이고 거짓말만 하고 있어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정호 씨(26·수원시 팔달구)는 “삶이 어려워진 데는 여당의 책임도 크지만 민주당은 반대 말고 한 게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지역에서 비교적 생활수준이 높은 신도시는 이번 총선에서도 최대 관심지로 꼽힌다. 18대 총선에서는 고양시(일산)와 제2의 강남으로 불리는 성남시(분당)에서 한나라당이 8석을 독식했지만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자영업자 한모 씨(44·고양시 일산서구)는 “기존 정치권에 절망했다. “안철수 교수가 신당을 만들면 지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용인시 수지구에 살고 있는 주부 최모 씨(42)는 “안 교수가 정치 경험이 없다고 하는데 그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지금보다 더 나빠지겠느냐”며 “지금 한국에는 새 정치를 이끌 새 리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기지역 총선 이슈 중 하나인 4대강 사업지역(이천시 여주군)도 최근 땅값이 오르고 지역상권도 활성화되고 있지만 총선 민심은 별개였다. 여주 토박이 변모 씨(73·농업·여주군 여주읍)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도 잘한 것은 있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기존 정치에 대한 심판”이라며 “당장은 어느 당 후보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흉흉한 민심과 함께 물갈이 여론이 강해지면서 지역구 중진 의원들도 긴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4선의 한나라당 안상수(의왕-과천) 남경필 의원(수원 팔달)과 3선의 고흥길 의원(성남 분당갑)이 힘든 싸움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탤런트 장자연 씨 자살 사건과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3선의 이종걸 의원(안양 만안)과 사학비리 혐의로 재판 중인 재선의 강성종 의원(의정부을) 등이 긴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유재원 조직부장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마누라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한 반면 민주당 경기도당 김종완 사무처장은 “다음 달 야권 통합이 이뤄지면 여론 흐름이 바뀌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인천, 기존 정치권 불신


인천지역 역시 정치권에 대한 정서는 차갑다. 우선은 이명박 정부 심판론이 거세다. 한나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분위기가 최악이다. 12개 지역구 의석 중 2, 3석만 건져도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불출마 대상으로 꼽은 고령(高齡) 중 4선의 이경재(70·서강화을) 이윤성 의원(67·남동갑)과 3선 조진형 의원(68·부평갑)의 거취도 관심사다.

민주당은 정치권 전체에 대한 비판 여론에 긴장하면서도 야권 통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민주당 인사는 “지난해 국회의원과 10·26 시의원 재·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가 연승을 거둬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민주당 소속인 송영길 시장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는 것이 총선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학생 김현태 씨(25)는 “관심 있는 것은 등록금 인하와 취업뿐”이라며 “솔직히 누가 국회의원이 된들 달라질 게 있겠느냐”고 말했다.

▶ 총선민심조사-통계표(서울)
▶ 총선민심조사-통계표(경기, 인천)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