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우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 인사검증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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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4일 03시 00분


洪후보자 부인, 2006년 두달간 위장전입

《 지난달 27일 청와대는 홍석우 KOTRA 사장(58)을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하면서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KOTRA 사장으로 취임한 지 100일 남짓한 인물을 장관 후보자로 내정한, 이른바 ‘회전문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非)영남 출신(충북 청주)으로 무역 및 중소기업 분야의 전문가로 통하는 정통 관료를 임명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동아일보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청와대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토대로 홍 후보자를 검증했다. 홍 후보자는 검증 과정에서 결정적인 흠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아내의 위장전입과 유망 벤처기업 주식 보유 과정이 미심쩍은 부분으로 드러났다. 또 에너지 자원 분야에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
○ 아내의 위장전입

1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검증 과정에서 결정적인 흠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아내의 위장전입과 유망 벤처기업 주식보유 과정은 미심쩍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 후보자의 아내가 위장전입을 한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의 한 아파트. 안양=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1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검증 과정에서 결정적인 흠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아내의 위장전입과 유망 벤처기업 주식보유 과정은 미심쩍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 후보자의 아내가 위장전입을 한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의 한 아파트. 안양=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홍 후보자의 부인 박지영 씨(56)는 2006년 7∼9월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의 60m²(약 18평)짜리 M아파트로 주소를 옮겼다. 당시 박 씨는 홍 후보자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살았던 만큼 위장전입을 한 셈이다. 이에 대해 홍 후보자 측은 “시어머니가 살 집을 며느리인 박 씨가 전세를 얻으면서 주소를 옮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박 씨는 2000년 1월 이 아파트를 매입해 2006년 8월 초에 되팔았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2006년 당시 이 아파트는 1억2000만 원 선으로 양도세가 415만 원이라면 차익은 최대 수천만 원 수준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에는 매입 후부터 팔기 전까지 홍 후보자의 어머니인 김 씨(80)가 홀로 살고 있었다. 김 씨는 박 씨가 아파트를 판 뒤에도 전세로 계속 입주했다.

의문스러운 점은 시어머니 이름으로 전세를 얻어도 되는데 고위공직자의 아내인 박 씨가 위장전입을 하면서까지 주소를 옮기고, 2개월 만에 원래 주소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 후보자 측은 “아파트 전세금이 원래 박 씨의 돈인 데다 고령의 김 씨가 직접 행정 절차를 밟는 게 부담스러워 박 씨의 이름으로 전세 계약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박 씨는 시어머니인 김 씨에게 5000만 원을 꿔주고 채권채무 관계를 설정한 뒤 전세 명의를 김 씨로 바꾸었다.

○ 두 자녀는 아파트 보유

현재 장남(30)과 차남(27)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각각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은 처와 공동으로 아파트를 소유해 1억5900만 원으로 재산을 신고했고 차남은 단독으로 소유해 3억2500만 원으로 신고했다.

검증 결과 2007년 7월 군을 제대한 둘째는 홍 후보자와 함께 살면서 2억2000만 원의 전세를 안고 1억 원가량을 더해 올해 집을 샀다. 홍 후보자 측은 1억 원에 대해 “회사를 다니면서 저축한 돈에 4000만 원을 대출받고, 외조부에게서 3000만 원을 증여받은 돈을 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남은 홍 후보자에게서 올해 프라이드 2007년식 자동차를 100만 원에 넘겨받았다. 이 차는 현재 가치로 650만 원가량으로 홍 후보자가 아들에게 550만 원 정도 싸게 넘긴 셈이다.

장남은 2008년 1월 S경영컨설팅회사의 인턴으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대기업 계열 광고대행사에 근무하고 있다. 차남은 형이 근무했던 S사에서 2008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검증팀은 형제가 같은 회사에 근무했다는 점이 다소 이례적이어서 답변을 요구했다. 당시 홍 후보자는 중소기업청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홍 후보자 측은 “금융 분야를 전공한 장남이 먼저 S사에서 인턴을 한 뒤 비슷한 전공의 동생에게 추천을 해서 우연히 같은 회사에 근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유망 벤처기업 주식 보유


홍 후보자는 지경부의 지원 분야인 홍채인식 기술을 보유한 아이리텍의 주식 1615주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리텍은 미국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에 본사를 둔 미국 법인으로 대표이사는 홍 후보자의 친구로 한국인이다. 한국에도 지사를 둔 이 회사는 상장이 되지 않아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게 쉽지 않다. 홍 후보자는 미국 달러로 투자한 금액을 최근 원화 환율로 환산해 1211만4000원으로 주식 가치를 신고했다.

홍 후보자 측은 “친구의 부탁으로 투자했지만 배당을 받은 적이 없다”며 “연구개발 단계에 있는 회사로 실질적인 이익을 내는 회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 회사가 보유한 홍채인식 기술은 이미 업계에선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됐다. 2003년 대한민국 기술대전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회사는 2007년 미국 국립표준연구소(NIST)의 홍채 알고리즘 테스트를 최종 통과했다. 당시 이 회사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벤처기업의 현지 활동을 돕기 위해 워싱턴에서 운영하는 중소기업지원센터(KBDC)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홍 후보자는 무역과 중소기업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아 동반성장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대책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업자원부 근무 시절 에너지와 자원 분야에서 일해 본 경험이 없어 올겨울 정전 사태 재발 방지와 전기요금 현실화를 위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중경 현 지경부 장관이 추진하는 ‘알뜰 주유소’ 설립을 제대로 안착시키는 것도 홍 후보자가 풀어야 할 과제다.

:: 인사검증팀 ::


▽산업부 정세진 장선희
▽사회부 유성열 주애진 김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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