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바람’의 역풍으로 8개 지역구 모두 당시 열린우리당이 독식한 충북은 18대 총선에서도 2곳을 제외한 6개 지역구를 민주당이 휩쓸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은 한나라당 일색이었던 지방 권력을 무너뜨리며 입지를 다졌다.
충북의 총선 민심은 민주당에, 대선 민심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게 기울어져 있는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동아일보의 4∼8일 여론조사에서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등 야권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44.1%로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는 답변(25.6%)의 2배에 가까웠다. 다만 ‘충북 민주당 의원들이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느냐’는 질문에 60.2%가 제대로 못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와 세종시 문제 등 주요 현안에 잘 대응하긴 했지만 현역 의원에 대해서는 불만도 적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정치권 전체가 불신을 받고 있는 만큼 안철수 서울대 교수 바람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지는 않았다. 안철수 신당이 창당될 경우에는 신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33%로 가장 많았고, 한나라당 후보(24.3%)와 야권 후보(22%)가 뒤를 이었다. 17,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는 정모 씨(53)는 “안철수 바람을 보면 기존 정치권이 달라져야 한다는 데는 세대를 막론하고 생각을 같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야세가 강하지만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도는 높은 편이다. 이번 여론조사 양자대결에서 박 전 대표는 47.9%로 안 교수(38.6%)를 앞섰다. 대전·충남에서 박 전 대표와 안 교수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는 것과 온도차가 있는 것이다. 충북 옥천이 박 전 대표의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대대적인 당협위원장 교체를 통해 총선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청주 청원 4개 선거구에서 17, 18대 연거푸 패해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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