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그 의지를 양당 대표에게 보여주러 왔다.”(이명박 대통령)
“언론에서는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는 게 야당에 대한 압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일방 처리하기 위한 수순 밟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민주당 손학규 대표)
15일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만남은 오후 3시 국회 본청 3층 접견실에서 진행됐다. 박희태 국회의장,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 민주당 손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21분간 이루어졌다.
이 대통령은 박 의장 안내로 접견실에 들어서면서 손 대표에게 “아이고, 자주 보네요”라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손 대표는 “야당 대표가 안 나와도 대통령이 기다리겠다는데…. 실제 마음은 좀 착잡한 게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불편한 심정을 얘기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웃으며 “나는 그런 얘기한 적이 없는데…”라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그래도 손 대표는 “최소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는 (폐기)해야”라고 발언을 이어갔다.
비공개 면담에서 이 대통령은 ISD와 관련해 새로운 제안을 밝히고 “나는 정치적이지 못하다. 정직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사전 약속을 받아오라’는 민주당의 요구에 잔여 임기까지 들먹이며 호소했다.
“나도 자존심 있는 사람이다. 우리가 요구하면 응하게 돼 있는 FTA 합의문 조항이 있는데, 왜 미국에 허락해 달라고 하느냐. 주권국가로서 맞지 않다. 대통령이 그렇게 약속한다. 왜 오바마 (대통령) 말을 믿나. 대한민국 대통령 말을 믿어야지. 나도 1년 3개월 지나면 대통령 그만둔다. 그런데 이렇게 합의하려고 하는 이유가 바깥세상에 나가 보니 세계가 지금 먹고살려고 혈안이 돼 싸우고 있다. 내가 나라를 망치려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이어 이 대통령은 “(외국에 나가서) 모든 정상이 나만 만나면 어떻게 미국과 FTA 했냐고 부러워 죽을 지경”이라며 “야당 압박을 위해 온 게 아니다. 그렇게 하려고 했다면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도 했다. 이어 “민족과 역사에 어떻게 남을지 부끄럽지 않도록 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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