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최대 정치 현안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언급한 트위터 글들의 통계 수치다.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최근 사회적 이슈 때마다 트위터는 사실상 진보 진영이 장악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업체인 소셜메트릭스 자료에 따르면 무상급식 주민투표 직전인 8월 16∼23일 한 주간 ‘투표’에 대해 트위터에 올라온 글 10만9603건 중 부정적인 언급은 64.7%, 긍정적인 언급은 2만6548건이었다. 정치 관련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트위터가 진보주의자들이 진보 담론을 확대 재생산하는 ‘그들만의 도구’란 지적까지 나오는 이유다.
서울대 한규섭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에선 트위터 이용자들이 일반 국민보다 진보 성향이 강하다는 점과 트위터가 다른 SNS나 블로그에 비해 정치지향성이 강한 매체라는 점이 입증됐다.
한 교수 연구팀이 국내 트위터리안 중 18대 국회 개원부터 지금까지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의원을 팔로잉하는 32만여 명의 정치 성향을 분석한 결과 진보는 32.4%로 보수 성향 16.9%보다 15.5%포인트 많았다. 국회의원을 팔로잉할 만큼 정치 이슈에 관심이 많은 트위터 이용자 중에선 진보 성향이 보수 성향보다 2배 가까이 많다는 의미다. 일반 국민의 이념 분포를 감안하면 트위터가 진보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트위터의 여론이 일반 국민의 여론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일반 국민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 정도가 온라인 매체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그 결과 ‘정치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사람들은 국산 SNS인 ‘미투데이’를 사용하기보다는 트위터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대해 ‘진보적’이라고 답한 사람들도 같은 경향을 보였다. ‘미투데이’는 16일 현재 757만여 명이 가입해 트위터 국내 가입자 530여만 명보다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 미투데이에서 정치적 현안에 관해 거론되는 글은 트위터보다 적다. 미투데이 홈페이지에는 매일의 가장 인기 있는 글을 소개해놓는데 거의 대부분 연예인에 관한 글이다. 그래서인지 박근혜 나경원 이정희 의원 등 주요 정치인도 트위터 계정은 이용하고 있지만 미투데이 계정은 없다.
국회의원 팔로어들의 성향으로 의원들의 이념 성향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트위터를 팔로잉하는 트위터리안이 평균적인 한나라당 의원 팔로어보다 진보적 성향이 강했다. 가장 진보적인 팔로어들이 따르는 의원을 1위로, 가장 보수적인 팔로어들이 따르는 의원을 195위로 해 순위를 매겼을 때 한나라당의 평균은 127위였지만 박 의원의 순위는 84위였다. 정몽준(69위) 홍준표(90위) 나경원 의원(93위)의 순위도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반면 안상수(141위) 김무성 의원(162위) 등은 한나라당 평균보다도 보수적인 사람들이 팔로잉하고 있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강기갑 의원의 순위는 각각 20위와 21위로 민주당 평균인 32위에 비해 약간 더 진보적인 수준이었다. 34위인 박지원 의원은 민주당 평균과 거의 일치했고 정세균 최고위원은 47위로 민주당 내에선 보수적인 편이었다. 1위는 민주당 우제창 의원, 195위는 한나라당 비례대표였던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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